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특검 이탈표 단속·원구성 협상’ 시작부터 가시밭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與 원내대표 추경호 과제는

조선일보

국민의힘 추경호(오른쪽)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국민의힘 당선자 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전임자인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대구 달성에서 3선에 성공한 추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에 참여한 당선자 102명 가운데 70명의 지지를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선출된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108명이 똘똘 뭉쳐야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의 ‘단일 대오’를 강조했다. 22대 총선에서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이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을 상대하려면 내부 단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2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추 원내대표는 이날 “단일 대오가 흐트러지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192석의 거대 야당은 바로 그 틈새를 계속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 정당이 돼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어 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이것을 통해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도 했다.

추 원내대표가 마주한 국회 환경은 녹록지 않다. 우선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소수 여당을 이끌고 출범 2년을 넘긴 윤석열 정부를 국회에서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압도적 과반 의석을 확보한 야당은 각종 특검과 쟁점 입법을 밀어붙이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이 추 원내대표에게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추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 표’를 막아 특검법을 부결시켜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 고비를 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추 원내대표는 야권의 입법 폭주를 막는 데 주력해야 할 상황이다. 야당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해병대원 특검법은 물론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하고, 나아가 ‘한동훈 특검법’까지 밀어붙일 태세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추 원내대표가 총선 참패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 ‘수직적 당정 관계’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다만 “현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에 할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말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이날 후보자 토론회에서 “저도 정부에 있으면서 당정협의회와 고위당정협의회에 수없이 많이 참석했지만, 웬만한 사안에 관해서 그렇게 수직적이지 않다”며 “어떤 사안이든 민생·민심에 기반을 두고 당이 움직여야 하고, 국민이 신뢰하고 공감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그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추 원내대표는 부드러운 듯 하지만 소신이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22대 국회 원(院) 구성도 추 원내대표에게 난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관례를 무시하고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상임위원장까지 반드시 가져가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의회 정치는 협치가 본령”이라며 “상임위원장 배분 등은 선입견을 갖고 미리 얘기하기보다는 야당을 존중하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접근해보겠다”고 했다.

대구 출신인 추 원내대표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지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할 때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마해 당선됐고, 21·22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돼 3선에 성공했다. 20·21대 국회에서 예결위·기재위·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와 원내 수석부대표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거쳐 현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추 원내대표는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2년 1월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 시절, 당내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와 갈등을 빚던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안했었다. 추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는 결과적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때 추 원내대표를 눈여겨본 윤 대통령이 첫 경제부총리로 중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