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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사라진 160만 관중, 144경기를 지켜라![SS기획-잃어버린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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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7년 4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 시리즈.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4월과 5월은 KBO리그 최대 성수기다. 야구팬들은 따뜻한 봄날씨 속에서 새 시즌을 향해 큰 기대를 품고 야구장을 찾는다. 자연스레 개막 시리즈를 시작으로 5월까지 주말경기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당초 3월 28일로 잡혔던 시즌 개막도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1982년 KBO리그가 시작점을 찍은 이후 처음으로 4월 정규시즌이 사라졌다. 4월이 없는 2020시즌이다.

사라진 4월은 매출급락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지난해 개막전부터 4월까지 관중수는 165만명 이상, 2018년에는 17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4월 1일에 개막했던 2016년에도 130만명 이상이 야구장을 찾았다. KBO리그 관중수는 개막전부터 5월까지 붐업이 지속되다가 더위와 마주하는 6월말·7월초부터 꺾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포스트시즌 티켓 경쟁이 이뤄지는 정규시즌 막바지와 포스트시즌에서 정점을 찍는다. 올해는 4월은 물론 5월도 관중동원을 장담할 수 없다. 5월초 개막해도 일정기간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포츠서울

7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야구회관에서 각 구단 단장들이 참석한 KBO 실행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O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주 실행위원회 혹은 이사회를 열어 머리를 맞댄다. TV 중계권을 비롯한 각종 계약이 고스란히 이행될 수 있는 조건인 144경기 시행의 최종 방어선도 설정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5월초가 144경기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더이상 개막일이 연기되면 경기수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중수익이 급락할 수 없는 상황에서 144경기 시행에 따른 통합마케팅 수익이라도 최대한 보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각 구단이 집행하는 구장 광고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지방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계약된 광고들이 연달아 취소되고 있다.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으로 시즌이 열렸다면 3월말부터 입금이 돼야 한다. 이대로라면 한 달 동안 구단 수익이 바닥을 칠지도 모른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각 구단의 모그룹도 경기침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그룹이 위기와 마주할 경우 정리대상 1순위는 야구단을 비롯한 스포츠 단체다. 실제로 KBO리그는 IMF와 마주했던 약 20년 전에도 경기침체 직격타를 맞았다. 쌍방울에 이어 해태가 사라졌다. 당시에는 중계권 계약과 같은 통합마케팅도 미미한 상황이라 구단이 자체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없었다.

KBO는 지난 2월 연간 540억원, 4년 총액 2160억원에 TV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2월에는 연평균 220억원, 5년 총액 1100억원의 뉴미디어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1월에는 신한은행과 3년 240억원 네이밍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 9일 신한은행과 KBO는 네이밍스폰서 계약기간을 2021년까지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 모든 계약이 144경기 정상진행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경기수가 줄어들면 계약서 수정이 불가피하다. KBO는 물론 각 구단도 144경기 체제를 사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는 21일 교류전을 시작하고 5월초 페넌트레이스의 시작점을 찍는 게 리그 전체 생존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향한 첫 단추가 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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