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KLPGA 선수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최혜진(왼쪽)과 2018년 KLPGA 선수권 챔피언 장하나가 지난해 국내 여자골프대회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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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국내 여자골프 첫 메이저대회로 열릴 예정이던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진작 '취소'됐다. 대회는 이달 30일부터 나흘 동안 열릴 계획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직 한 번도 대회를 치르지 못했고 5월 열릴 예정이던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도 공식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취소하기로 결정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기업으로서는 코로나19 사태 후 첫 대회로 열리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만에 하나 대회 중 확진자가 나오면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거금을 투자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대회를 열지 않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입장은 주최 기업과는 전혀 다르다.
코로나19를 핑계로 대회 개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회원들의 불만과 비난을 피할 수 없다. KLPGA는 대회 때마다 선수들 상금을 일부 떼어 발전기금으로 쌓아 두고 있다.
KLPGA가 취소됐던 KLPGA 선수권대회를 타이틀 스폰서 없이 협회 발전기금을 이용해 열 계획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대회 날짜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릴 예정이던 5월 14~17일이며 대회 장소는 김상열 KLPGA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스카이밸리 골프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장에 장치 장식물을 설치하지 않고 최대한 비용을 줄여 타이틀 스폰서 없이 경기를 진행해보려는 것이다. 이미 정기총회 때 이사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프로암 대회도 열지 않을 계획이고, 관중 없이 대회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또 컷오프 없이 출전한 선수 모두에게 상금을 줄 예정이다. 무엇보다 어느 대회라도 투어 재개의 스타트를 끊어야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기업들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협회 판단이다. 협회 계획대로 대회가 추진된다면 코로나19 발생 후 멈췄던 골프투어 중 처음으로 문을 여는 무대가 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도 멈춰 있어 대회가 열린다면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LPGA 진출 한국 선수들도 대거 참가할 수 있다. 한국의 메이저가 아니라 세계의 메이저 대회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KLPGA 선수권대회에서는 최혜진(21·롯데)이 연장전 끝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대회가 개최된다면 최혜진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투어들은 조금씩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다 확진자와 최다 사망자를 내고 있는 미국에서도 투어를 재개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15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월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가 6월 11일 찰스 슈와브 챌린지를 시작으로 시즌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는 당초 5월 21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6월 중순으로 조정해 '무관중 경기'로 재개하기로 했다.
5월 개막 예정이었다가 8월로 연기된 메이저 골프대회 PGA 챔피언십도 관중 없이 열릴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스 워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대표는 15일 라디오 방송 시리우스XM에 출연해 8월 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PGA 챔피언십에 대해 세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워 대표는 '무관중 경기'로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혔고, 상황이 마땅치 않으면 대회 장소를 옮겨 치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중 없이 TV로 중계되는 대회라도 연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KLPGA나 PGA 모두 대회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일단 집중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로 3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를 내고 있는 국내 상황은 무척 고무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계속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5월 개막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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