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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연재] 쿠키뉴스 '옐로카드'

[옐로카드] 강정호 복귀? 답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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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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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답은 어렵지 않다. 강정호만이 예외일 순 없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강정호는 최근 KBO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지난 달 2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KBO에 임의탈퇴 해제 요청서를 보냈다. KBO가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하기로 결정하면서, 강정호의 향후 거취에 대해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강정호는 복귀와 관련해 원 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와 교감을 나누지 않았다. 키움 측은 강정호가 정식으로 임의탈퇴 해제 요청을 해 온다면 신중하게 대화를 나누겠다는 눈치다.

규약대로라면 강정호의 국내 복귀는 임의탈퇴 해제부터 3년이 지난 뒤에야 가능하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범법을 저질렀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 과정에서 과거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을 행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나 비판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강정호는 이로 인해 미국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 시즌 복귀했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후 현재까지 무적 신세다.

2018년 개정된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질렀을 시 3년 이상 유기 실격 처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구단 자체 징계까지 더하면 강정호의 경우엔 훨씬 더 긴 공백기를 보내야 한다. 사실상 국내 복귀가 어렵다.

강정호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일각에선 강정호 측이 소급 적용을 통해 해당 징계를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을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당시 강정호가 KBO 소속이 아니었던 데다가 3년 유기 실격처분이라는 징계 조항도 이후에 삽입됐기 때문이다.

열쇠는 KBO, 작게는 키움이 가지고 있다. 한‧미 양국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슈퍼스타'였던 만큼 강정호의 복귀는 그 자체로 화제성을 몰고 올 수 있다. KBO의 징계 적용 기준, 키움의 의지에 따라 강정호의 국내 복귀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해외 리그에서 활약한 스타들이 국내로 복귀해 화제, 흥행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사례는 많다. 이승엽, 박찬호, 이대호 등이 국내로 복귀해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들과 강정호는 엄연히 다르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세 차례나 저지른 범법자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는 등 속죄로 이르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강정호를 향한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리그 흥행, 팀 전력 강화를 위해 무리하게 복귀를 용인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솜방망이 처벌'에 피로감을 느낀 팬들이 등을 돌릴 수 있고, '클린 베이스볼'을 부르짖은 KBO의 권위도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다.

KBO리그 내에는 한 차례의 음주운전으로 중징계를 받은 이들이 많다. SK 와이번스 강승호, LG 트윈스 윤대영 등은 임의탈퇴 조치됐고 삼성 최충연 또한 KBO 징계(50경기)와 구단 자체 징계(100경기)를 합쳐 1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삼성의 레전드 박한이는 음주운전 발각으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했다. 이들보다 죄가 무거운 강정호가 '특혜'를 받으며 빠르게 리그로 복귀한다면 리그 구성원들의 동요가 커질 수 있다. 향후 범법을 저지른 선수들에 대한 징계 적용 기준도 흐려질 수 있다.

강정호의 복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mdc0504@kukinews.com

쿠키뉴스 문대찬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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