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 23일 서울시 마포구 삼양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내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어떤 말로도 씻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내가 한국에서 야구할 자격이 있는지 여러번 생각했다"며 "그래도 정말 반성하는 모습을 야구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후 처음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강정호는 "한국에서 뛸 수 있게 해주신다면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기부하고 음주운전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하겠다"며 "은퇴할때까지 기부하고 비시즌에는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 머물던 강정호는 지난 5일 귀국했다. 이후 코로나19 감염병 검역 절차를 마찬 뒤 14일 자가격리를 시작했고 이날 미디어 앞에 섰다.
2015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는 첫해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올렸다. 그해 9월 18일 유격수로 출전한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상대 팀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를 때는 국내 팬뿐 아니라, 미국 팬들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2016년 부상을 극복하고 빅리그에 복귀한 그는 그해 103경기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강정호는 음주 사고로 무너졌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후 강정호는 미국 당국의 비자 발급 거부로 2017년을 통째로 날렸고 2018년 우여곡절 끝에 다시 미국 땅을 밟았지만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2019시즌 종료 뒤 방출당한 강정호는 지난달 20일 임의탈퇴 복기 신청서를 KBO 사무국에 제출했다.
KBO는 지난달 25일 상벌위를 열고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이제 강정호의 야구 선수 생활 여부는 그의 보류권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에게 달렸다.
구단이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입단 계약을 해야 1년 유기 실격 징계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 구단은 현재 여론 추이 등을 보고 내부 논의를 통해 계약 문제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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