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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또 방화' LG의 야심찬 송은범 영입, 상처만 남기고 있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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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송은범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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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송은범(LG 트윈스)이 또다시 무너졌다.

송은범은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10회초 구원 등판해 0.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송은범은 팀이 3-3으로 맞선 10회초 1사 2루에서 팀 내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첫 타자 문상철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박경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송은범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이 타구가 이어진 홈승부에서 강백호의 아웃으로 연결되며 실점 위기를 한 차례 넘겼다. 그러나 송은범은 후속타자 장성우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결국 패배의 원흉이 됐다.

송은범의 방화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는 5-0으로 앞선 7회초 등판해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4실점해 역전패의 발판을 놓은 바 있다. 그리고 2일 경기에서는 일주일 만에 또다시 무너졌다.

송은범은 지난해 7월28일 우완 사이드암 신정락의 반대급부로 트레이드돼 한화 이글스에서 LG로 이적했다. LG는 140km 초, 중반대의 투심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송은범을 통해 불펜진의 두께를 강화하고 그의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 같은 결정은 불펜진에 우완 사이드암 신인투수 정우영이 혜성같이 나타나 잠수함 투수의 필요성이고 반면 베테랑 투수의 필요성이 높아진 LG에게 신정락을 주고 데려올 수 있는 알맞은 카드인 듯했다.

그러나 송은범의 활약에 우려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송은범은 2018시즌 새로운 구종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해 79.1이닝 동안 7승4패 1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2019시즌 전반기 3패 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14에 그쳤다.

무브먼트가 심하고 생소했던 송은범의 투심 패스트볼이 어느새 상대 타자들에게 먹잇감이 돼 공략을 당하던 시간들이었다. 또한 직전해 79.1이닝을 소화했고 만 35세 시즌에 접어든 점도 송은범이 뛰어난 구위를 유지해 활약을 펼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요소였다. 결국 송은범은 LG에 합류해서도 후반기 동안 2승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송은범은 특히 2019시즌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 6타자를 맞아 1이닝 만을 소화하며 3피안타 1실점(무자책) 1패 만을 떠안았다. 큰경기에서 베테랑의 면모를 기대했던 LG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를 맞이한 송은범에게 2년 총액 10억 원을 안겨줬다. 송은범의 구위와 경험에 대해 재차 믿음을 드러낸 셈이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상처만 남기고 있다. LG는 이후 올 시즌 송은범을 선발카드로 활용할 계획을 드러내며 기대감을 유지했다. 그러나 송은범은 두산 베어스와의 첫 경기에서부터 2.1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무엇보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단순한 구종 패턴으로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점을 1경기 만에 증명했다.

송은범은 이후 다시 불펜진으로 돌아와 활약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송은범은 불펜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올 시즌 18이닝 동안 31개 안타를 허용했으며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11, 평균자책점은 7.50으로 치솟았다. 불펜의 '믿을맨'을 기대했건만 '방화맨'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렇듯 야심 찬 영입이자, 승부수였던 송은범 카드는 점차 실패로 그 윤곽이 또렷해지고 있다. 팀내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부상 이후 불펜진의 양과 질에서 더욱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LG로서는 뼈아픈 결과로 다가오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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