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이슈 스포츠계 샛별·유망주 소식

120홀 연속 노보기, 여자골프 대형 유망주 홍정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LPGA 3부 투어 상금왕

LPGA투어도 114홀 노보기 기록

프로 된 뒤 준우승 이어 3연속 우승

중앙일보

골프 유망주 홍정민이 9일 KLPGA 점프 투어 8차전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 KLPG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준우승-우승-우승-우승.

한국 여자골프계에 또 한 명의 대형 유망주가 출현했다. 홍정민(18)이 9일 충남 부여의 백제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점프 투어 8차전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프로로 전향해 처음 참가한 대회(점프 투어 5차전)에서 준우승한 홍정민은 이후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특히 이들 대회에서 단 하나의 보기도 없는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홍정민은 어릴 때부터 눈에 띈 두드러진 실력의 선수는 아니었다. 16세였던 2018년 국가대표 상비군이, 그리고 지난해 국가대표가 됐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 직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이 틀어졌다. 세계선수권은 취소됐고, 미국으로 가는 길은 끊겼다.

홍정민은 지난달 세미프로 격인 3부 투어(점프 투어)에서 투어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투어 첫 대회는 우승자와 3타 차 공동 2위로 마쳤다. 두 번째 대회(6차전)와 세 번째 대회(7차전)에서는 연장 끝에 우승했다. 8차전에서 홍정민은 최종 2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치는 뒷심으로 역전우승했다.

홍정민은 프로로 전향한 뒤 출전한 첫 대회에서 보기 3개를 기록했다. 마지막 보기는 2라운드 13번 홀에서 했던 실수였다. 14번 홀부터 그 이후로는 보기가 없다. 그 이후 세 대회에서도 실수가 없었다. 점프 투어는 36홀 경기다. 5차전 6개 홀과 우승한 3개 대회 108홀, 연장전 6개 홀을 포함해 모두 120개 홀 동안 보기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연속 홀 노보기(no bogey) 기록은 흔치 않다. 그래서 각 투어에서는 따로 정확한 집계를 하지 않는다. 그래도 대략적인 추계는 가능하다. 여자골프 연속 노보기 기록은 현 세계 1위 고진영이 LPGA 투어에서 기록한 114개 홀이다. 남자골프 기록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타이거 우즈가 기록한 110개 홀이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김자영의 99개 홀이 최고 기록이다.

홍정민이 뛰는 점프 투어는 코스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래도 골프는 멘털 스포츠이기 때문에, 실수 없이 100홀 이상 경기하는 게 흔치도, 쉽지도 않은 일이다. 점프 투어에서 3연속 우승한 선수도 홍정민이 처음이다. 고진영과 전 세계 1위 박성현은 점프 투어에서 뛸 때 2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KLPGA 투어에서는 구옥희가 7연속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박세리와 김미현도 KLPGA 투어에서 각각 3연속 우승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지금보다는 경쟁이 덜했던 20세기 일이다.

1등 세 번, 2등 한 번으로 홍정민은 4경기 만에 점프 투어 상금왕을 확정했다. 다음 주부터는 드림 투어(2부 투어)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홍정민은 “아직 참가 자격은 없지만, 1부 투어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정민은 키가 1m68㎝다. 그의 코치인 골프마인드 아카데미 임영희 원장은 “드라이버를 달래가며 치면 250m, 세게 치면 260m 정도 나간다. 거리로 봐서는 박성현급”이라고 소개했다. 임 대표는 또 “롱 게임에 비해서 쇼트 게임과 정신력이 부족했는데, 최근 2년 새 정상급으로 발돋움했다. 어떤 코스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선수”라고 덧붙였다.

홍정민을 후원하는 CJ 김유상 스포츠마케팅 부장은 “드림 투어 선수지만, 여러 면에서 대성할 것 같아 후원을 결정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적응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