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게 아닌데….”
타일러 윌슨(31·LG)의 투구 폼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28일 인천 SK전이 촉발제가 됐다. 경기 중반(5회) 심판진이 두 차례나 불러 경고를 준 것. 윌슨은 주자가 없을 때 세트포지션에서 발을 구르는 습관이 있다. 주자가 없었기에 보크로 선언되진 않았다. 어느덧 KBO리그 3년차 윌슨. 쭉 같은 폼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 2년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류중일 LG 감독은 “상대를 기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리에 힘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발점은 21일 수원 KT전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윌슨의 투구 폼을 지적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2일 박기택 심판은 윌슨과 최일언 LG 투수코치를 불러 해당 상황을 설명했다. 박기택 심판은 윌슨의 투구 폼과 관련해 “주자가 없을 때 움직임이 심하니 동작을 줄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에 따르면 박기택 심판은 이후 최일언 코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문제없다”고 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슨이 크게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던 이유다.
어쨌든 규칙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류중일 감독은 윌슨이 투구 폼을 교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8일 경기에서도 윌슨은 심판의 연이은 지적을 받은 후 변화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주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했다”면서 “일단 윌슨과 면담을 해봐야할 것 같다. 왼쪽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던져도 괜찮다고 하면 그대로 하면 된다. 불편하다고 하면 동작을 줄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유예 기간을 줬으며 좋겠다.” 투수는 작은 것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20년간 고수해온 투구 폼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류중일 감독은 “갑자기 시즌 도중에 바꾸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하소연하며 “개인적인 생각으론 유예기간을 줬으면 좋겠다. 가령 올 시즌 끝나고 심판진이 문제가 될 만한 동작을 가지고 있는 투수들에게 통보해주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노력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난감한 마음을 표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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