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가 소중한 순위 싸움 중
우승 헹가래 받으며 떠나고파
다른 선수들 아름답게 보내주길”
LG 팬에 당부하며 직접 ‘마침표’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최근 논란이 된 ‘은퇴투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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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41·LG)이 자신의 은퇴를 둘러싼 논란을 스스로 정리했다. 리그 전체 후배들이 준비하려 했지만 다수의 팬들이 반대해 논란이 된 ‘은퇴투어’를 정중하게 사양했다.
박용택은 11일 잠실구장에 등장했다. 지난 6월24일 허벅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재활을 마치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이날 취재진 앞에 자리했다.
박용택은 “참 영광이다. 그런 생각을 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후배들에게 먼저 인사를 전한 뒤 “우리 홈구장뿐 아니라 상대 팀 홈구장에서도 하려면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예정한 박용택은 통산 최다 안타(2478개), 통산 최다 타석(9035개), 통산 최다 타수(8045개) 등 타격과 관련한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레전드’다. 이에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박용택을 위해 ‘은퇴투어’를 추진하려 했으나 팬들이 반대했다. 박용택이 ‘이승엽급’은 아니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금까지 ‘은퇴투어’라 이름 붙인 행사를 가진 선수는 이승엽과 이호준이 있었다.
선수협이 박용택, LG 구단과도 상의 없이 계획하던 일이었다. 재활을 마치고 2군에서 그저 복귀에 열을 올리던 박용택은 속수무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말았다.
박용택은 “선수협이 그런 준비를 하려 한다는 것도, 반대 의견이 많다는 것도 지인들이 보내준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팬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냥 안 되겠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구단이 그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이상한 모양새다. 결국 잠실에 와서 내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즌 절반이 지났고 매 경기가 소중한 순위 싸움 중이다. 그러니 내 은퇴 관련 얘기는 오늘을 끝으로 완전히 정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02년 LG에서 데뷔해 19년간 꾸준히 활약하며 통산 최다 안타 기록까지 갖게 된 박용택은 분명 리그의 레전드다. 그러나 이번 논란 속에서 매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평소 절대로 자신의 기사는 찾아보지 않는 박용택은 무려 10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기사와 댓글을 찾아보았다.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웬만한 댓글을 다 읽어봤다. 맞는 말이 많았고 충분히 팬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큰 궤는 2009년의 그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년은 박용택이 타격왕에 오른 시즌이다. 홍성흔(당시 롯데)과 마지막 날까지 치열하게 타격왕을 다투던 박용택은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은 채 1위를 지켰고 이후 맹비난을 받았다.
이승엽과 같은 화려한 은퇴식을 바라지도 않았지만, 후배들이 준비하던 은퇴투어는 결국 박용택이 스스로 사양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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