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 최종일 우승 후 동료들이 뿌려주는 물을 맞으며 기뻐하고 있다./KLPGA박준석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골프에서 아직 높은 위치에 있지 않은데다 노후자금 다 쓰셔서 저한테 투자해 주신 부모님께 갚을 차례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꾸준함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박민지(22)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는 대표적인 선수다. 그는 16일 경기 포천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정은(24∙11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7년 KLPGA 투어에 뛰어든 그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매년 1승씩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첫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올해 성적은 좋았지만 아직 우승이 없어서 조급한 마음도 있었는데 우승해서 정말 기뻐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서 더욱 좋고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은과 공동 선두를 달리던 그는 15번 홀(파3) 버디로 균형을 깨면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15번 홀에서 스코어보드를 보고 공동 선두인 걸 알았어요. 이번에 꼭 버디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선수라면 어느 순간이 승부를 결정짓는지 느낌이 오는데, 15번 홀 퍼트가 그랬어요."
박민지는 지난주 이벤트 대회인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계기로 우승 욕심이 더 생겼다. "당시 출전 선수 26명이 거둔 승수가 244승이었어요. 그 중 제 승수는 고작 3승이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꼭 우승할 거야’를 되뇌었어요. 은퇴하기 전까지 20승이 목표이고, 올해 남은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도 추가했으면 해요."
다음은 박민지와의 일문일답.
Q. 우승 축하한다. 소감은?
"올해 성적은 좋았지만 아직 우승이 없어서 조급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이 특히 더 좋은 것 같다."
Q. 이정은과 공동선두로 경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나?
"12번 홀에서 캐디 오빠에게 우리 조에서 선두가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공동 선두가 있다고 하더라. 15번 홀 티잉 구역 옆 쪽에 스코어보드가 있어 정은이 언니랑 공동 선두인 사실을 알고 나서 이번에 꼭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뜻대로 됐다."
박민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LPGA박준석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Q. 15번 홀 퍼트가 중요했는데.
"선수라면 어느 순간이 승부를 결정짓는지 느낌이 오는데, 15번 홀 퍼트가 그랬다. 이 퍼트가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퍼트라는 생각이 들자 부담감도 생겼지만 버디에 성공했고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느낌에 기뻤다."
Q. 17번 홀 버디 상황은.
"파만 하고 넘어가자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공이 들어가면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Q. 첫 보기를 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
"18홀을 돌면 위기가 꼭 한 번씩은 찾아오는데 5번 홀이 그 위기였다. 보기를 기록하고 나서 오늘 할 보기는 다 했다고, 더 이상은 없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Q. 아침 일찍 2라운드 잔여경기를 돌았는데 영향은 없었나.
"손해본 것도 같았지만 늦은 저녁에 어둡게 치는 것보단 아침에 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2라운드 오전에도 잔여경기를 했던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운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신경을 안 쓰려고 했다."
박민지가 기자회견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KLPGA박준석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Q. 잔여경기 끝나고 무엇을 했나?
"2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었다. 숙소에서 잠시 쉰 뒤에 헬스팀과 함께 스트레칭도 했지만 연습장은 안 갔다. 출발 30분 전에 그린에서 연습을 조금하고 나왔다. 21홀을 돈 것인데 연장전을 세 번 갔다고 혼자 긍정적으로 세뇌했다."
Q.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직 위로 가야할 곳은 멀고, 한국골프에서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게 원동력이다. 그리고 노후자금 다 쓰셔서 나에게 투자해주신 만큼 이제는 내가 부모님께 갚을 차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들이 꾸준히 상위 그룹에 들고 싶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Q. 긴장감은 어떻게 풀었나?
"9번에서 11번 홀 정도를 지날 때 긴장감이 생겼는데 캐디 오빠랑 골프 말고 다른 말을 해보자고 얘기한 뒤 3글자 끝말잇기를 했다. 아예 골프 말고 다른 생각을 하니 긴장도 풀어지고 평정심을 찾게 됐다."
Q. 이번 대회에서 유독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는데.
"은퇴하기 전까지 20승을 하는 게 목표다. 1년에 1승씩 하면 내 목표에 가깝게 가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신지애 선수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모두 57승을 거두셨더라. 지난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이 올린 244승 중 내 승수는 고작 3승이여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우승에 대한 욕심을 안 내비치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어서 대회 전부터 ‘꼭 우승할 거야’를 되뇌다 보니 우승에 대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고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Q. 다음 목표는?
"모든 우승이 값지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데 하반기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고 싶다."
조선닷컴 전문기자 사이트 '민학수의 올댓골프( allthatgolf.chosun.com )'에서 국내외 뉴스와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민학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