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몸값 투수 만나면 불방망이
콜 연봉 418억, 최지만은 9억원
정규시즌 이어 ALDS서도 홈런포
급기야 후속 타석 때 고의사구도
탬파베이 최지만이 ALDS 1차전 4회 말 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을 상대로 역전 2점포를 친 뒤 V자를 그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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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치고 고의볼넷까지 얻어냈다. 연봉 9억원 타자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를 혼쭐냈다.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메이저리그(MLB) 가을야구에서 게릿 콜(30·뉴욕 양키스)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최지만 활약에도 탬파베이는 아쉽게 졌다.
최지만은 지난달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S) 때 대타로 나왔다. 6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ALDS·5전3승제) 양키스전 1차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지만이 중책을 맡은 건 양키스 선발투수가 콜이었기 때문이다.
콜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3800억 원)에 계약했다. 투수 역대 최고 몸값이다. 올해 연봉은 3600만 달러(약 418억원)인데, 코로나19로 시즌이 단축되면서 조정됐다. 그 액수만 해도 1333만3333달러다. 정규시즌 7승3패(평균자책점 3.84)로 AL 동부지구 최다승을 기록했다.
그런 콜이 유독 어려워하는 타자가 최지만이다. 콜 상대 최지만의 통산 타율은 0.667(12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 3볼넷이다. 올 시즌 최지만의 홈런이 3개인데, 그중 2개를 콜을 상대로 쳤다. 최지만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콜에게 강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홈런을 맞고 고개숙인 콜(오른쪽).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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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1회 첫 타석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4회 말 두 번째 타석.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콜의 시속 96마일(154.5㎞) 바깥쪽 강속구를 밀어쳤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었다. 3-2 역전. 양키스가 4-3으로 재역전한 5회 말, 최지만의 세 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주자는 2사 1, 3루. 콜은 연달아 볼을 던졌다. 맷 블레이크 양키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콜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택은 고의4구. 최지만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1루로 향했다.
양키스의 전략은 통했다. 콜은 만루에서 다음 타자 마누엘 마고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날 콜은 6이닝 6피안타 3실점. 최지만은 7회 네 번째 타석에선 2루수 땅볼에 그쳤다. 3타수 1안타 2타점. 최지만은 “타석에 편하게 들어가 집중하니까 잘 맞았다. 오늘은 노림수가 좋았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것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최지만의 올해 연봉은 85만 달러(9억원, 조정금액 3억700만원)다. 그런 그가 최고 몸값 투수를 상대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미국 스포츠넷 뉴욕은 트위터에 ‘콜을 상대하는 최지만’이라는 글과 함께 베이브 루스 사진을 게재했다. 콜을 만난 최지만은 홈런왕 루스처럼 강했다는 의미다.
탬파베이는 3-9로 졌다. 양키스는 애런 저지, 잔카를로 스탠턴, 클린트 프레이저, 카일 히가시오카가 홈런을 터트렸다. 정규시즌 동안 부상에 시달린 저지와 스탠턴이 합류한 양키스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홈런 11개로 31점을 뽑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지만은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다시 시작할 것이다. 새롭게 한다는 생각으로 내일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2차전은 7일 오전 9시다. 또 다른 ALDS 1차전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10-5로 이겼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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