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1895~1971) 박사. 사진 유한양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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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스윙데이즈'는 냅코 프로젝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영화 '실미도'의 김희재 작가가 브로드웨이 스타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와 손잡고 첫 뮤지컬에 도전했다. 유일한 박사는 민우혁·유준상·신성록이 연기한다. 지난달 18일 충무아트센터에서 리허설을 준비 중인 민우혁(41)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배우 민우혁(왼쪽에서 첫번째)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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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그간 뮤지컬 '영웅'의 안중근 의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등 무거운 역할을 많이 맡았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며 부담은 없었나.
A : '영웅'을 하고 있을 때 '스윙데이즈' 제안을 받았다. 너무 비슷하지 않을까, 이미지가 고정되지 않을까 고민하던 중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했던 것과 다르더라. 관객들도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Q : 작품의 어떤 부분에 끌렸나.
A : 독립운동 이야기라고 하면 어둡고 무거운 느낌인데, '스윙데이즈'는 위트가 있다. 그 시대 경성의 감성과 낭만도 잘 살렸다.
지난달 26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스윙데이즈' 프레스콜에서 유일한 박사를 연기 중인 배우 유준상(왼쪽에서 세번째).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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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위인을 연기하는 게 어렵진 않나.
A : 실존 인물을 표현하는 것은 늘 부담스럽다. 어떤 영웅적인 인물이라도 인간적 고뇌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표현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아마 모든 배우가 그럴 거다. 그 과정에서 누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긴 하지만, 그건 배우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Q : 유일한 박사를 어떻게 해석했나.
A : 한 마디로 모든 걸 가졌던 사람이다. 미국에서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한국에 살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사업으로 번 돈을 독립 자금으로 쓰고 스스로 첩보국에 들어가며 가족과도 헤어졌다. 대본을 볼 때마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어떤 그릇을 가진 사람이길래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생각하는 날도 있다. 여전히 그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Q : 민우혁이 꼽는 명장면은.
A : 2막 중반에 아내 메리와 이별하는 장면이 있다. 메리는 유일한이 어떤 일을 하는지, 왜 조선에 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조선으로 떠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쿨하게 보내준다. 그때 죽지 말고 내가 있는 일상으로 돌아오라며 둘이 듀엣곡을 부른다. 그 노래를 부를 때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Q : 잔잔한 넘버가 많아 신선했다.
A : 클라이맥스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면서 고음으로 강렬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뮤지컬의 성공 공식이 돼 버렸는데, 이 작품은 비교적 잔잔하다. 배우들끼리 "김동률 노래 같다"고 농담했을 정도다. 그런데 잔잔하게 부르다 보니 가사가 더 또렷이 들린다. 이런 부분을 신선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Q : 드라마 '닥터 차정숙'(2023, JTBC)으로 이름을 알린 후에도 뮤지컬을 꾸준히 했다. TV보다 무대가 더 잘 맞나.
A : 무대 위에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물론 매체 연기에서도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내가 살아 있구나' 느끼는 순간은 무대 위에 있더라. 무대는 라이브고, 관객이 눈앞에 있으니까. 같은 작품이라도 매번 느낌이 다르다.
지난달 26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스윙데이즈'에서 유일한 박사를 연기 중인 배우 신성록(왼쪽에서 두번째).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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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실화의 비중은 약 20%다. 유일한 박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귀국해 냅코 프로젝트에 합류했다는 큰 틀은 실화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모두 픽션이다. 공연은 내년 2월 9일까지 계속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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