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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코로나의 습격, 벤투호는 왜 유럽 원정을 강행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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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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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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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A매치(축구국가대항전)는 예상대로 가시밭길이었다.

국내에서 A매치를 치르지 못한 벤투호는 유럽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오스트리아로 떠났으나 선수단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라는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과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김문환(부산)과 나상호(성남)의 코로나19 추가 확진 소식을 발표했다. 전날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알려진 권창훈(프라이부르크)과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 등에 이어 선수단에서만 총 6명이 격리 대상이 됐다.

협회는 오스트리아 현지 사정을 감안해 외과 전문의가 아닌 전염병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으나 이번 사태로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선수들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과거 A매치에서 일부 선수들이 다치거나 풍토병을 앓은 적은 있지만 전염병 감염은 이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단 소집 72시간 전에 전원 음성이었다”면서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감염됐거나 이미 감염돼 잠복기였던 경우, 그리고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까지 모두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였다는 점이 문제다. 협회가 오스트리아 원정을 처음 준비하던 9월초 당시 오스트리아 하루 확진자는 국내와 비슷한 200명 안팎에 그쳤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원정이 공식 발표된 10월 13일 하루 확진자가 979명에 달하더니, 최근에는 1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17일부터 12월 7일까지 3주간 봉쇄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이번 원정을 강행한 것은 한국 축구가 두 측면에서 위기에 놓인 탓이었다. 먼저 협회는 코로나19에 따른 2주 자가격리로 국내에서 A매치를 열지 않으면서 수입이 급감했다. 협회가 올해 책정한 예산은 963억원. 그런데 A매치가 열리지 않으면서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입 약 185억원이 사라졌다. 또 협회 수입의 또 다른 축인 공식 후원사들에 보장한 A매치 홍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400억원에 가까운 후원금도 날아갈 위기였다. 이 돈이 초·중·고교 등 풀뿌리 축구의 재원으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축구 전체가 여파가 미치는 일이었다.

여기에 내년으로 연기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및 최종예선을 대비해 선수들이 발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월 국내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과 스페셜 매치라는 이름으로 평가전을 치렀으나 핵심 전력인 손흥민(토트넘)과 같은 유럽파가 빠진 무대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과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각각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멕시코와 카타르는 분명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상대였다. 그러나 여러모로 절박했던 이번 원정이 선수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면서 비판을 각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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