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인상 결정

현금으로 받은 것은 “사실상 급여”

고액 논란엔 “좀 더 깊게 생각했어야”

판공비 인상 문제로 비판을 받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2일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판공비 셀프인상 의혹’ 등 논란에 휩싸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8)가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고액의 판공비를 받은 것에 대해선 사과했다.

이대호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년 2월 선수협회 순회 미팅에서 2년 동안 공석이던 회장을 선출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후보로 거론되던 대부분의 선수가 난색을 보여, 회장 선출에 힘을 싣고자 판공비 인상에 대한 의견이 모였다”고 해명했다. 셀프 인상이 아니라, 회장 공석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판공비 인상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얘기다.

2019년 3월 열린 선수협 임시이사회에서 판공비를 연 2400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올리는 안이 통과된 것으로, 개인이 아니라 조직 차원의 결정이라는 것이 이대호 쪽 설명이다.

이대호는 “운동만 하던 선수들이다 보니 회장직을 맡는 것을 모두 꺼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회장을 맡을 이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모였던 선수들이 제안해 가결된 일”이라며 “만약 회장 선거에서 제가 아닌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그 선수가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공비를 법인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회장 및 이사진에 지급되는 비용을 판공비로 불렀으나, 사실상 보수 및 급여로 분류해 세금 공제 뒤 지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명목상 판공비지 실제 성격은 임금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 관행이 문제가 된다면 조속히 바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너무 많은 금액을 지급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타에 대해서는 당시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좀 더 깊게 생각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대호의 해명처럼 관행적 행위였다 하더라고,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 받고 두배 이상 올린 것에 대해선 야구계 안팎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대호의 올해 연봉은 25억원이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