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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천당과 지옥 모두 경험한 김연경, 봄배구에선 다시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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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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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과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에는 꽃길만 걷을 듯했다. FA 자격을 얻은 간판스타 이재영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고 ‘쌍둥이 자매’인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까지 FA 계약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월드스타’ 김연경까지 1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오면서 국가대표팀에 버금가는 ‘초호화군단’이 완성됐다.

팬들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저스(흥국생명+어벤저스)’라고 부르며 흥국생명의 우승을 기정사실화했다. 오히려 관심은 사상 초유의 ‘전승 우승’ 여부에 더 쏠렸다.

실제로 시즌 개막 후 10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흥국생명을 이길 팀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무패행진은 깨졌지만 여전히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1위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다른 팀들은 흥국생명을 제쳐두고 일찌감치 2, 3위 경쟁에 집중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폭풍이 흥국생명을 뒤엎었다. 팀의 핵심전력이었던 이재영·다영 자매는 더 이상 코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김연경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재영·다영 자매가 빠진 이후 흥국생명이 치른 8경기 성적은 2승 6패였다. 그나마 2승은 하위권의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 쌓아놓은 승수를 다 까먹고 막판 GS칼텍스에 1위 자리를 내준 채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쳐야 했다. 마지막 2경기에서 자력으로 1위를 지킬 기회도 있었지만 스스로 무너졌다.

이제 관심은 흥국생명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에 쏠린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3위 IBK기업은행과 20일부터 플레이오프(3전 2승제) 대결을 펼친다. 플레이오프 승자는 오는 26일부터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을 벌인다.

흥국생명이 상위팀이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4라운드까지 모두 3-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학폭 논란’ 이후 치른 5, 6라운드에선 모두 0-3으로 완패했다.

흥국생명이 믿을 구석은 역시 김연경이다. 불안한 리시브와 토스가 갑자기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들쭉날쭉한 외국인선수 브루나도 한계가 보인다. 김연경의 하드 캐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사실 김연경도 시즌 막바지에는 마음처럼 몸이 따르지 않았다. 시즌 막판 고군분투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데다 허벅지 통증까지 겹쳐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플레이오프까지 휴식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흔들렸던 팀 분위기와 조직력을 재정비할 기회다.

김연경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후배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선수들을 격려하며 “힘내자”, “미안해”라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를 놓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팀을 다시 추스르려는 의지가 뚜렷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활약하면서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과연 이번 봄 배구에서 그런 모습이 다시 발휘된다면 또 한 번 ‘반전드라마’가 펼쳐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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