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빈손으로 돌아선 김연경, 무너진 '흥벤저스' 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챔프전 3차전에서 공격 실패 후 아쉬워하는 흥국생명 김연경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흥벤저스'(흥국생명+어벤저스)는 끝내 장밋빛 꿈을 이루지 못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준우승했다.

흥국생명은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0-3으로 내줬다. 완패였다.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첫 두 세트를 접전 끝에 내리 빼앗겼다.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물러날 위기였다. 이때 간판스타 김연경이 팔을 걷어붙였다. 3~4세트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맹활약해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나 챔프전 첫 승을 눈앞에 둔 5세트에선 끝내 GS칼텍스의 뒷심과 집중력에 밀렸다. 세트 시작과 동시에 연속 실점하며 흐름을 다시 내줬고, 끝까지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개막 전 흥국생명은 '무적의 팀'으로 보였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을 잡았고, 쌍둥이 동생인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FA로 영입했다. '월드 스타' 김연경까지 해외 생활을 마치고 12년 만에 복귀했다. 여자배구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정규리그 개막 10연승을 달릴 때까지는 그랬다.

'거함'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주전 세터 이다영의 SNS에 의미심장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재영-다영 자매와 김연경의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이 글은 쌍둥이 자매에게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폭로를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둘은 학교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무기한 출전 정지에 돌입했다.

핵심 주전 두 명이 빠진 흥국생명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김연경이 중심을 잡고 팀을 추스르려 했지만, 전력 공백을 홀로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GS칼텍스에 추월당해 정규리그 1위를 내줬고, 챔프전에서도 1승조차 챙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다음 시즌에는 다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기에 이번에 꼭 우승하고 싶다"던 김연경의 의미심장한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인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