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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마음은 선발이 편하죠” 이영하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간다 [오!쎈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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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준형 기자] 210321 두산 이영하 / soul1014@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토종 에이스 이영하(24)가 2년 전 17승 영광 재현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다.

두산 베어스의 이영하 걱정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18년 데뷔 첫 10승에 이어 2019년 17승을 거두며 두산 토종 에이스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기대주로 도약했지만, 지난해 기세를 잇지 못하고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반등을 위해 8월 말 마무리 전환이라는 승부수까지 띄웠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해가 지나서도 이영하를 향한 우려는 지워지지 않았다. “이영하는 선발이 어울린다”는 김태형 감독의 지론 아래 다시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1차 스프링캠프 도중 근육통으로 스케줄이 뒤로 밀렸고,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 지목이라는 외부 변수가 발생하며 심리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두 차례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16.20(3⅓이닝 6자책)까지 치솟았고, 시즌 첫 경기였던 8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5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은 달랐다. 지난 14일 홈에서 KT를 맞이해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것. 이날도 조금은 제구가 흔들렸지만, 최고 구속 146km의 직구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곁들이며 아웃카운트를 차근차근 늘려나갔다. 주자가 있을 때 병살타, 삼진 등으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며 2년 전 듬직했던 모습이 살짝 떠올랐다. 이영하는 그렇게 지난해 7월 7일 LG전 이후 무려 281일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이영하가 꼽은 반등 요인은 패턴의 변화. 포수 박세혁과 많은 계획을 세웠다는 이영하는 “상대가 내 장점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기존과는 반대로 던지려 했다”며 “그 동안은 투피치(직구, 슬라이더)로 바깥쪽을 자주 공략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몸쪽 승부를 들어갔다. 그러니 중요한 순간 병살타가 나오는 등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포크볼 비중을 높인 부분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오랜 만에 선발승을 따낸 기분은 어떨까. 마무리에서 다시 선발로 돌아온 보람이 있을까. 이영하는 “선발이 내게 맞는 보직인 건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 동안 선발을 할 때 좋은 성적을 거뒀고, 역시 선발을 할 때가 마음이 편하다”며 “물론 재미는 마무리가 더 있다. 선발은 오래 쉬고 지루하지만, 마무리는 매일 준비하고, 나갔을 때 위기를 막으며 경기를 끝내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확실히 이전 경기보다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투구 내용은 물론이고, 그 동안 줄곧 위축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지만, 모처럼 선발승을 거두며 특유의 입담을 되찾은 부분이 반가웠다. 이영하는 아직 146km에 머물러 있는 직구 최고 구속을 두고 “공이 느려지니까 팔과 몸의 부담이 줄어든다. 본의 아니게 체력 안배가 되고 있다”며 인터뷰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조금 느려도 2019년 영광 재현을 향해 착실히 달려가고 있는 이영하다. 포수 박세혁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지난날의 부진을 진단하고 마침내 이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영하는 “확실히 첫 등판 때보다 좋은 느낌”이었다며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계속 신경 쓰고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구속 역시 경기를 거듭할 수록 올라갈 것이다. 앞으로 보다 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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