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서포트를 잘해준다".
4월 30일 1군 콜업을 받았다. 5월 31일까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타석에 들어선 것은 고작 10번. 2안타를 터트렸다. 대수비로 한 번 나갔다. 그런데도 퓨처스리그에 내려가지 않고 덕아웃을 지키며 후배들을 독려한다. 37살 백전노장 내야수 나주환의 이야기이다.
젊은 선수가 이 정도의 타석수로 한 달간 엔트리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대부분 퓨처스리그에 내려보내 실전량을 쌓도록 한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나주환을 계속 데리고 있는 이유는 있다. 후배들을 잘 리드하는 리더십 때문이다. 나지완 대신 임시 주장을 맡겼다.
데뷔 19년째를 맞는 나주환은 수비, 타격, 슬럼프는 물론 경기 전반에 걸쳐 후배들에게 많은 것은 전수해주고 있다. 항상 후배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지만 누구든지 상냥하고 살갑게 대해주니 선수들도 잘 따른다. 새로운 리더십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은 감독, 코치가 각각 소통을 하면서 지도를 받는다. 그러나 동료 혹은 선배들과의 소통이 훨씬 효과적이고 직접적이다. 바로 현장 경험에서 나오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나주환은 그런 몫을 톡톡히하고 있다. 최형우와 나지완(주장)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신 그 자리를 든든히 메우고 있다.
나주환은 2019시즌을 마치고 SSG 전신 SK를 떠나 KIA 유니폼을 입었다. 작년에는 3루 빈자리를 메우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올해는 류지혁, 김태진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리더로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고 있다. 향후 은퇴후 지도자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왼손타자들이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잘 치고 있어 (오른손 대타로)출전시간을 많지 않다. 그러나 리더 노릇을 대단히 잘해주고 있다. 매일 경기전 후배들과 미팅을 갖고 '우리가 이런 플랜으로 가자'고 소통하고 있다. 어제 경기 잘했던 선수들 이야기, 오늘은 어떤 준비, 어떤 계획을 갖고 할 것인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선수들은 항상 코치, 감독과 이야기를 하지만, 동료가 이야기해주는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선수들을 리드해주고, 옆에서 가르쳐주고 서포트해주는 역할을 잘해준다. 그의 리더십의 가치는 숫자로 평가하기 어럽다. 그만큼 리더로 자신의 몫을 잘해주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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