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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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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올림픽 경기 출전해야 할 때..." 미국은 베이징보다 NFL 수퍼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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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수퍼보울은 14일 신시내티와 LA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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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국가대표 닉 고퍼(33)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 경기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생겨서다. 그의 고향 미국프로풋볼(NFL) 팀 신시내티 벵골스가 챔피언결정전인 수퍼보울(Super Bowl·상대 로스앤젤레스 램스)에 진출한 것이다. 신시내티 홈구장 인근에서 나고 자란 고퍼는 신시내티 광팬이다. 하필 수퍼보울 킥오프 시간(14일 오전 8시 30분)이 고퍼의 슬로프스타일 예선 경기 직전이다. 올림픽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상황이지만, 그는 무리를 해서라도 수퍼보울 중계 일부를 시청하기로 결심했다. 고퍼는 USA 투데이 인터뷰에서 "슬로프스타일 예선 직전까지 버티면 수퍼보울 전반전까진 볼 수 있다. 문제는 신시내티 경기력이 엉망이면 내 올림픽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퍼는 이날 예선을 12위 안에 들어야 다음 날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그는 2014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 2018 평창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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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광팬인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닉 코퍼는 자신의 올림픽 경기 일부 시간과 수퍼보울이 겹쳐 고민했다. 결국 경기 직전까지 수퍼보울 전반전을 보고 나가기로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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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고퍼의 고민에 공감한다. 미국에서 수퍼보울은 '지상 최대의 스포츠쇼'로 통한다. 수퍼보울이 열리는 일요일엔 명절처럼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파티를 연다. 미국 NBC에 따르면 이번 수퍼보울은 미국 전 역에서 1억 명 이상이 시청할 전망이다. 올림픽을 훌쩍 넘어서는 인기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미국 중계를 맡은 NBC는 수퍼보울을 중계하는 대신 올림픽 경기를 멈추기로 했다. NBC는 올림픽에 파견한 핵심 인력도 불러들였다. NBC의 메인 캐스터 마이크 티리코는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올림픽 중계를 하다, 수퍼보울 일정에 맞춰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동할 예정이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NBC는 수퍼보울우승 팀이 가려진 직후 곧바로 올림픽 중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수퍼보울 만큼 경기 중간 광고도 화제다. 미국인 대부분의 눈이 쏠리는 이벤트를 홍보 무대로 활용하려는 기업은 앞다퉈 광고를 내보낸다. 이번 수퍼보울은 30초 광고 단가가 650만 달러(약 78억원)까지 치솟았다. 기존엔 자동차·음료·주류·전자 기업들이 주로 광고를 내보냈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성장한 온라인 음식 배달 업체, 인터넷 도박 사이트 등이 가세했다. 올해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가상자산 결제플랫폼 크립토닷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 등이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캐나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바이(BitBuy)는 캐나다 중계방송 시간에 광고한다. 전반전이 끝나고 열리는 하프타임쇼는 또 다른 볼거리다.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엔 미국 힙합음악의 레전드들이 총출동한다. 닥터 드레, 스눕 독, 에미넴, 메리 제이 블라이즈, 켄드릭 라마르가 뭉쳐 처음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들 5명의 수상 기록을 합치면 그래미 수상 43회, 빌보드 차트 1위 앨범이 무려 1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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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쿼터백 버로우는 혜성같이 나타난 신인이다. 팀의 이변을 이끌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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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하위 팀 신시내티는 우승 후보 캔자스시티를 꺾고 수퍼보울에 올랐다.[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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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째를 맞은 올해 수퍼보울을 한마디로 줄이면 언더독의 반란이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두 팀이 수퍼보울 무대를 밟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시내티는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에서 수퍼 스타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가 이끄는 우승 후보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27-24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고 수퍼보울에 올랐다. 신시내티는 2쿼터 한때 3-21로 끌려가다 기적처럼 승부를 뒤집었다. 18점 차 역전승은 챔피언십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승 타이다. 신시내티는 1989년 이후 33년 만에 수퍼보울 무대를 밟았다. 2년 전 신시내티는 정규시즌에서 2승 14패로 부진했다. 덕분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신시내티는 쿼터백 조 버로우에게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고, 버로우는 2년 차 시즌에 팀을 수퍼보울 무대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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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쿼터백 매슈 스태포드는 베테랑이다. 이적 첫 해 수퍼보울 무대를 밟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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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3년차 쿼터백 스태포드는 이번이 첫 수퍼보울 무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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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도 막판 역전드라마를 쓰고 수퍼보울에 진출했다. LA는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나스를 20-17로 제압했다. 7-17로 끌려가던 LA는 마지막 4쿼터에서 13점을 몰아치는 역전극을 펼쳤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만년 하위 팀인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를 떠나 램스로 둥지를 옮긴 쿼터백 매슈 스태포드가 이적 첫해 팀을 수퍼보울로 이끌었다. 데뷔 13년 만이다. 신시내티와 LA의 수퍼보울은 14일 오전 8시 30분 램스의 홈구장인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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