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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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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왕자, 화려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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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이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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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21·고려대)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대들보다. 그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차준환은 8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4.30점, 예술점수(PCS) 45.21점을 얻어 합계 99.51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기존 개인 최고점(98.96점)을 18일 만에 갈아치웠다. 차준환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남자 싱글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순위를 가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오른 차준환은 사상 첫 톱10 진입은 물론 남자 피겨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 안에 든 건 차준환이 처음이다. 종전 남자 선수의 최고 순위는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차준환 본인이 기록한 15위였다. 그가 한국 남자 피겨의 올림픽 도전 역사를 4년 만에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차준환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선수는 ‘점프 괴물’ 네이선 첸(미국·113.97점),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108.12점), 일본의 우노 쇼마(105.90) 뿐이었다. 차준환은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일본 하뉴 유즈루(95.15점·8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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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오른쪽)이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경기 점수를 확인한 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차준환은 출전 선수 29명 중 4위로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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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선수 29명 중 23번째로 얼음 위에 선 차준환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검은색 옷을 입고 은빛 빙판 위에 선 그는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페이트 오브 더 클록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기술 요소이자 주 무기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한 뒤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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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이 뛰는 쿼드러플 살코점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차준환은 이어 플라잉 카멜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연기하고,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 점프(3.5회전)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고 착지해 갈채를 받았다. 비점프 요소인 체인지풋 싯스핀, 스텝 시퀀스,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도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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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쇼트프로그램 세부 점수표


때로는 힘차고, 때로는 우아한 그의 연기는 흠잡을 곳을 찾기 어려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차례의 실수도 하지 않는 무결점 ‘퍼펙트 클린’ 연기였다. 베이징올림픽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그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만족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차준환은 경기를 마친 뒤 “긴장하고 떨렸지만, 그동안 훈련을 많이 한 덕분에 나 자신을 믿고 연기했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봤다. 4년 만의 올림픽이고, 정말 소중한 시간이니 ‘충분히 즐겨보자’고 마음먹었다. 그 결과 시즌 최고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베스트 점수를 얻는다면 좋은 순위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프리 경기도 후회 없이 재밌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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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메달 순위 (8일 오후 9시 현재)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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