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출연료에 연기 폭도 넓어져
배우들은 과거 지상파 3사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곧 최고의 목표였지만, 요즘에는 다른 방향성이 생겼다.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작은 배역이라도 맡는 것이다. 출연료도 높고 연기 폭도 넓어서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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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미루 인턴기자] 미국에는 '넷플릭스 당했다'(netflixed)는 말이 있다. 신생 스타트업이 나타나 전통 기업의 위세를 꺾는 모양새를 일컫는다. 그만큼 미국에서 넷플릭스가 콘텐츠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는 뜻이다.
신인배우 A씨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하는 중이다. 과거에는 지상파 3사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곧 최고의 목표였지만, 요즘에는 다른 방향성이 생겼다. 넷플릭스 시리즈에 작은 배역이라도 맡기다. '오징어 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서 목표는 더 견고해졌다.
화제성 때문만이 아니다. 넷플릭스 시리즈에 출연하면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다. 제작비도 더 여유 있게 지원하다 보니 제작 환경도 낫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 권리 넘기고 받는 통 큰 출연료
우선 넷플릭스가 배우의 출연료를 산정하는 방식은 지상파나 종합편성 채널 드라마와 다르다. 저작인접권과 초상권 등 대개 배우가 가지고 있는 권리를 넷플릭스가 모두 귀속된다. 넷플릭스가 배우에게 돈을 주고 권리를 미리 사는 셈이다. '포괄적 출연료'라고 한다.
지상파나 종편 채널의 경우는 다르다. 배우는 지상파나 종편에서 드라마가 흥행하면 저작인접권과 초상권에 따라 추가 개런티를 받는다. IP 부가사업에 대해서도 수당을 받는다. 출연 배우들이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이 흥행했지만, 메가폰을 잡은 황동혁 감독이 흥행 정도에 상응하는 추가 개런티를 받지 못한 까닭이다. 배우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영섭 스튜디오타이거 제작사 대표는 "채널에서는 초상권을 배우가 갖는 경우가 많다"며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하면)조연 배우들도 마찬가지로 초상권이나 저작인접권을 다 넘긴다"고 말했다.
높은 출연료를 책정하는 배경은 넷플릭스 투자액에 있다. 현재까지 기사화된 넷플릭스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스위트홈' 30억 원, '오징어 게임' 28억 원, '킹덤' 시즌1 23억 원, '지옥' 20~30억 원이다.
방송사와 제작사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지상파나 종편 채널 드라마 제작비는 넷플릭스 시리즈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허쉬' 7억3520만 원, '결혼작사 이혼작곡' 7억 원, '펜트하우스' 6억7000만 원, '산후조리원' 6억2920만 원이다. 이마저도 2010년 초 드라마와 비교하면 약 3배가량 급상승한 금액이다.
높은 출연료를 책정하는 배경은 넷플릭스 투자액에 있다. 현재까지 기사화된 '오징어 게임' 회당 제작비는 28억 원이다. 지상파나 종편 채널 드라마 제작비의 3배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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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의 안 받아 연기 제한 줄어
넷플릭스 시리즈의 공통점이 있다. 잔인하거나 악랄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인간수업'은 청소년 성범죄를 다루고, '킹덤'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은 리얼리티를 살린 좀비물, '오징어 게임'과 '지옥'은 생존물이다. 지상파나 종편에서는 보기 힘든 '센' 장르다.
넷플릭스 장르물 시리즈는 화제성을 담보한다. 심의를 피해가서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고 판권을 확보한 동영상 콘텐츠를 전송하고 있지만, 방송법상 방송사업자가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는다.
김영섭 대표는 "지상파나 종편 채널의 경우 욕설조차 할 수 없는 반면에 넷플릭스에서는 심의로 인한 제약이 생기지 않는다"며 "배우들도 스스로 연기 폭을 100% 이상 보여주지 않겠나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작가, 감독들도 어느 수위까지 표현해야 이 작품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넷플릭스를 선택한다"며 "배우들도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넷플릭스를 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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