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네이선 첸이 17일 한국일보 등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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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네이선 첸(미국)이 이 종목에서 5위를 차지한 차준환(21)에게 "놀라운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의 앰배서더인 첸은 17일 한국일보 등 아시아권 미디어와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차준환 선수는 첫 기술에서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같은 선수로서 놀란 점은 실수를 한 뒤에 바로 다시 경기에 집중하고 돌아왔다는 것이다"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10일 프리 경기에서 첫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4회전) 점프를 하다가 넘어졌다. 배와 가슴까지 얼음에 닿는 큰 실수였다. 하지만 차준환은 호흡을 놓치지 않고 곧장 일어나 4회전 점프(쿼드러플 살코)를 가볍게 성공해냈고 나머지 연기 요소를 훌륭하게 마쳤다. 첸은 당시를 설명하며 "나도 그런 실수를 한 적이 있다. 포기하고 낙담하는 순간이 많았다. 실수 후에 다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차준환 선수가 경기에 다시 집중하면서 실수를 만회하는 점을 높게 산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네이선 첸이 10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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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챔피언으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차준환은 '점프 머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첸과 달리 쿼드러플 점프를 많이 구사하는 편이 아니다. 이에 대해 첸은 "스케이팅은 단순히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 요즘은 많은 남자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많이 구사하면서 기술이 부각돼 보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점수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준환은 이번에 실수를 하고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또 쿼드러플 점프를 더 구사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다. 훌륭한 코칭 스태프가 있고 좋은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그런 점들을 융화시켜서 어떻게 퍼포먼스에 보여주는 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다른 피겨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첸은 "피겨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4년이나 8년 전 피겨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앞으로 4~8년 후에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차준환 선수를 비롯해 한국 선수들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들의 무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첸은 '김연아는 피겨 퀸으로 불렸는데,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사실 나는 김연아의 열렬한 팬이다.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아이스 쇼에서 김연아를 처음 만났는데 매우 기뻤다"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저 나의 모든 무대를 즐기고 싶을 뿐이다"고 말했다.
베이징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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