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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봅슬레이, 푸셔→파일럿… 석영진의 처음 같은 두 번째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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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신예찬(왼쪽부터), 김형근, 김태양, 석영진. 옌칭=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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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선수에서 봅슬레이 선수로, 푸셔에서 파일럿으로. 두 번의 변신을 한 석영진(32·강원도청)이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을 마쳤다.

석영진(파일럿), 김형근(23강원BS경기연맹), 김태양(22·이상 푸셔), 신예찬(27·브레이크맨·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석영진 팀은 20일 중국 옌칭 국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0 베이징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 3차 시기에서 59초91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차 시기(1분00초31)보다는 나아진 기록. 합계 2분59초96을 기록한 석영진 팀은 28개 팀 중 26위에 올라 20팀이 나서는 4차 시기까진 가지 못했다.

파일럿 석영진은 역도 선수 출신이다. 그는 2008년 전국체전 역도 고등부 남자 85㎏급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봅슬레이 선수로 전향했고, 201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선 원윤종 팀의 푸셔로 처음 4인승 경기에 출전했다. 봅슬레이 선수 상당수는 육상 등 다른 종목에서 도전장을 내민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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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내려오는 파일럿 석영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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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석영진은 또 한 번 변신했다. 2016년 파일럿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하지만 국내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4년을 기다려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를 마친 석영진은 "긴장되고 떨렸다. 하지만 올림픽이라 이 기분마저 행복한 3주였다"고 말했다.

파일럿으로 처음 올림픽을 치른 석영진은 "경기를 끌고 가야 하는 포지션이라 부담감이 컸는데, 저에겐 다음 올림픽을 도전하는데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푸셔에서 파일럿으로 변신하는 케이스가 세계적으로 흔하진 않다. 석영진은 "국내 인프라가 적다보니 파일럿을 처음부터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은 2018 평창 대회서 홈 트랙의 이점을 안고 윤성빈(강원도청)이 스켈레톤 금메달, 4인승 원윤종 팀이 은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이번엔 환경이 좋지 않았다. 국내 트랙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이번 시즌 국제대회 기간엔 썰매 수송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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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기를 마친 뒤 결과를 보는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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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진은 "국내 트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훈련을 많이 못 했다. 외국에 나와서 적응해야 하는 게 아쉬웠지만, 이 또한 경기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뛴 2000년생 막내 김태양은 "올림픽은 모두에게 꿈의 무대인데,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걸 쏟았고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신예찬은 "올림픽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더욱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근은 "이런 큰 무대에 설 수 있어 좋았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석영진의 올림픽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그는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면 다음 올림픽은 메달 색깔 상관없이 도전하는 게 목표"라고 2016년을 기약했다.

옌칭=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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