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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멈추지 않는 '피겨 런닝걸', 다음 미션은 고난도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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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의정부, 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쌍두마차 유영(18, 수리고)과 김예림(19, 단국대)은 올 시즌 쉼 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27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실내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했습니다. 유영은 여고부 A조에 출전해 총점 216.48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최근 수리고를 졸업한 김예림은 여대부 A조에서 경기를 펼쳤죠. 이번 체전에서 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 점수 141.89점, 총점 214.66점을 받았습니다.

이 점수는 김예림의 비공인 개인 최고 점수입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얻은 점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가 인정한 공식 점수가 되지 않습니다. 비록 비공인이지만 김예림은 올림픽 9위에 오른 상승곡선을 이번 체전에서도 보여줬습니다.

유영은 올 시즌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 시즌 그는 6개 국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 걸쳐 열린 두 번의 올림픽 선발전과 이번 체전까지 합치면 무려 9개 대회에 도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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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트리플 악셀 완성에 박차를 가했던 유영은 발목 부상까지 입었습니다. 그러나 퉁퉁 부어오른 발목을 이겨내며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고 본선 무대에서 최종 6위를 차지했습니다. 최다빈이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거둔 7위를 넘어서는 성적이었습니다.

김예림도 빡빡한 대회 일정을 꿋꿋하게 해냈습니다. 두 번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와 4대륙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 섰습니다. 유영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1, 2차 선발전과 이번 동계체전 무대에 서며 총 7번의 대회를 치렀습니다.

이들의 올 시즌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영과 김예림은 다음달 21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합니다. 유영에게는 올 시즌 10번째, 김예림은 8번째 대회가 되겠네요.

체력 문제에 대해 유영은 "사실 조금 힘들었는데 체전이 끝났으니까 잘 회복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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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에서 '피겨 장군'이란 애칭을 얻은 김예림은 "올림픽이라는 큰 경기를 치른 뒤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며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온 아쉬운 점을 만회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두 선수는 모두 '지금보다 기술 구성을 높이거나 고난도 점프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유영은 어린 시절부터 트리플 악셀은 물론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간이 날 때 연습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을 위해 트리플 악셀 완성도에 치중하면서 4회전 점프를 좀처럼 연습하지 못했죠. 한때 유영은 살코와 러츠를 4회전으로 뛰는 연습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영은 "4회전 점프는 쉽지 않다. 예전부터 쿼드러플 살코와 러츠를 연습했는데 요즘은 거의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도 감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을 생각해서 연습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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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은 "이제 신체적인 성장은 멈춘 것 같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선수 생활이 시작된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훈련은 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도전을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예림도 한때 국제 대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트리플 악셀을 장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그러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안정적인 구성으로 임했고 완벽한 경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올림픽을 마친 김예림도 지금보다 몇 걸음 앞선 기술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유영과 김예림은 모두 4년 뒤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신진 세력 및 기존의 강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은 중요합니다. 또한 올림픽 출전을 위해 잠시 접어둔 기술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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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장점과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타났지만 러시아 선수들, 특히 에테리 투트베리제(48, 러시아) 팀 선수들을 제외하면 4회전 점프 및 트리플 악셀을 뛰는 이들은 매우 드뭅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의 '도핑 파문' 사건으로 여러 문제점도 드러났죠. 사실 4회전 점프는 물론 트리플 악셀은 남자 선수들도 힘겨워하는 기술입니다. 이런 고난도 점프는 막강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애증의 기술'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지켜본 전 국가대표 선수 몇몇은 "남자 선수들도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서 매번 실수하는 걸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라며 "어떤 (여자) 선수들은 트리플 악셀만 7년 넘게 연습해서 겨우 한두 개 정도 프로그램에 넣는다. 그런데 4회전 점프를 프리스케이팅에서만 그렇게 많이 뛰는 것은 매우 힘들다"라며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점프 머신' 네이선 첸(22, 미국)이나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하뉴 유즈루(27, 일본) 그리고 가기야마 유마(18)나 우노 쇼마(24, 이상 일본) 정상급 스케이터들의 현란한 4회전 점프에 많은 이들은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결코 쉽게 4회전 점프를 완성한 것은 아닙니다. 투트베리제 팀의 어린 여자 선수들은 4회전 점프를 뛰지만 다른 선수들의 고난도 점프 성공률은 그리 좋지 못한 점도 유의할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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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과 김예림은 물론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도 고난도 점프에 대한 도전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장점과 조화를 이루고 무엇보다 큰 부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점도 중요하죠.

일례로 일본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에이스 키히라 리카(20, 일본)는 러시아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4회전 점프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나 무리한 훈련은 부상으로 이어졌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죠.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피겨 스케이팅의 규정이 바뀔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여자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나이를 기존 15살에서 17살로 올리고 어려운 점프 기술에 연연하지 않도록 새롭게 판을 짜는 방침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규정이 바뀌면 그때 움직여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나 투트베리제 팀의 '특수성'으로 어린 여자 선수들의 무리한 점프 도전이 계속되는 일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지켜본 상당수 피겨 스케이팅 관계자들은 '피겨 스케이팅 다운 경기'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영은 현역 선수 가운데 얼마 되지 않는 트리플 악셀을 뛰는 선수입니다. 김예림은 고난도 기술은 없지만 시즌 후반부로 올수록 물오른 경기를 보여주고 있죠.

가치 있는 도전과 자신의 장점의 융합될 때 스케이터들은 한 단계 성장합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고 새롭게 4년 뒤를 기약하는 유영과 김예림의 '3라운드'는 이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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