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흐름 속 손흥민 중거리포로 리드…'팀 플레이' 추가골로 화룡점정
손흥민 골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이란이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한 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 김영권(울산)의 연속 득점포에 힘입어 2-0으로 완승했다.
한국이 이란과의 A매치에서 승리한 건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1-0) 이후 11년 만이며, 특히 다득점으로 두 골 차 승리를 기록한 건 2005년 10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2-0) 이후 약 17년 만이다.
이 경기 전 지난 11년간 상대 전적 3무 4패가 알려주듯 한국은 이란만 만나면 작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1 무승부라는 소득을 남긴 뒤 5개월 만의 이란과의 리턴 매치는 우리 대표팀에 유리한 양상이 될 거로 전망됐다.
이번엔 홈으로 이란을 불러들이는 데다, 이란의 공격을 이끌던 유럽파 메디 타레미(포르투)와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벤투호도 '황태자'로 불리는 황인범(카잔)을 비롯해 백승호(전북), 손준호(산둥) 등 미드필더 자원이 부상과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누수가 있긴 마찬가지였다.
지시하는 벤투 감독 |
벤투 감독은 이날 주전급으론 사실상 유일한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정우영(알사드)을 중심으로 4-1-4-1 포메이션을 꾸려 이란을 상대했다.
황의조(보르도)가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양 측면을 휘저었고, 이재성(마인츠)과 권창훈(김천)이 중앙에서 위아래를 오가며 지원에 나섰다.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을 위시한 이란은 강한 압박과 거친 플레이로 맞섰다. 수비 땐 아즈문을 제외하곤 선수들이 거의 내려와 특유의 끈끈한 수비로 쉽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엔 정우영과 중앙 수비진 사이에서 실수도 다소 나오면서 경기는 여느 이란전 같은 답답한 양상이 될 뻔했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캡틴' 손흥민의 개인 기량으로 빚어낸 한 방이 경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이란 선수에게서 볼을 탈취해 페널티 아크 왼쪽으로 접근한 손흥민은 4∼5명의 상대 선수가 달려드는 가운데 아랑곳하지 않고 특유의 빠르고 강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상대 아미르 아베드 자데 골키퍼가 방향을 잡고 손을 뻗었지만, 워낙 강력해 막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보여주던 위력 그대로였다.
김영권 두 번째 골 |
손흥민의 묵직한 중거리포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4천여 관중 앞에서 완전히 기세가 오른 벤투호는 후반 들어선 초반부터 몰아붙이며 추가 골을 노렸다.
후반 18분 나온 센터백 김영권의 득점포는 승부 추를 완전히 기울였다. 과정부터 완벽한 호흡으로 만들어낸 게 고무적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황희찬이 절묘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제치고 컷백을 보냈고, 이재성이 정확하게 연결한 공을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이 골대 앞에서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후반 33분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던 김영권의 파트너 김민재(페네르바체)를 박지수(김천)로 교체한 뒤 수비가 흔들리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 나온 건 아쉬운 부분이었다.
후반 35분 박지수가 문전에서 처리한 공이 불운하게 아즈문 쪽으로 흐르며 만회 골을 내줄 뻔했으나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잡아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달려드는 알라햐르 사야드마네시를 완전히 놓쳐 칩샷을 내준 장면도 있었다.
후반 42분 권창훈을 권경원(감바 오사카)으로 바꿔 안정을 꾀한 벤투 감독의 판단은 이런 흐름을 끊어내며 역사적 승리를 마무리 짓는 역할을 했다.
이날 벤투호는 수치로 나타난 기록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점유율 57.6%를 기록했고, 슈팅 수에서 13-7, 유효 슈팅에선 5-1로 앞섰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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