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아루아바레나 UAE 감독의 극단적 수비 전술에 막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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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첫 패배를 떠안았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0일 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아랍에미리트(UAE) 원정경기에서 0-1로 충격패를 당했다. 이 경기 전까지 벤투호는 9경기서 무패(7승 2무)를 달렸다. UAE전을 이겼다면 승률 80%로 역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고 승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미 카타르행을 확정한 벤투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 최정예 공격수들을 선발로 기용했다.
한국의 공격진을 완벽히 막아낸 건 로돌포 아루아바레나(47·아르헨티나) 감독이다. 아루아바레나 감독은 포백 라인 앞에 미드필더 4명을 세우는 일명 '두겹 수비' 전술로 한국의 맹공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벤투호는 공격진까지 패스로 전진하는 빌드업 축구를 펼치는데, 상대 공격진까진 무난하게 진출해도 마지막에 9~10명을 제쳐하는 압박에 좀처럼 시원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말그대로 상대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 '질식 수비'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공격 주도하고도 UAE 두겹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역습 공격에 당해 실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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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UAE는 스피드가 빠른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해 역습으로 한 방을 노렸다. 이날 볼 점유율은 UAE가 20%로 한국에 크게 밀렸다. 한두 차례 공격 찬스에서 골을 터뜨리는 매우 효율적인 축구를 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루아바레나가 갓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감독이라는 것이다. 그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대신해 지난달 14일 UAE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날 경기는 부임 후 두 번째 경기였다. 부임하자마자, 무패를 달리던 강팀 한국을 꺾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의 승리 비결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과 UAE 전문성이다. 아루아바레나는 현역 시절 보카 주니어스, 로사리오 센트랄(이상 아르헨티나), 비야레알(스페인), AEK 아테네(그리스) 등에서 측면 수비수로 활약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도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6경기 뛰었다. 그는 다양한 리그에서 수비수로 뛰며 일찌감치 수비로서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UAE 수비에 막혀 한국 공격진이 고전하자, 벤투 감독이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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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감독 초기 시절 나시오날(우루과이)과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감독을 맡았다. 두 곳 다 큰 성과는 없었다. 그러다 중동팀을 지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UAE 클럽인 알 와슬을 지휘한 아루아바레나 감독은 2018년 카타르 클럽인 알 라이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UAE 클럽 알 아흘리를 이끌었고 지난해까지 이집트 클럽 피라미드 FC 감독을 맡았다. UAE 축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UAE축구협회는 아루아바레나 감독을 선임하며 "UAE 축구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선수들의 수준과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아루아바레나 감독과 함께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진출, 걸프컵 우승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루아바레나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승리를 목표로 하고 우리는 잃을 게 없다. 압박 없이 경기를 치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로써 UAE는 최종예선 3위를 확정했다.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따내며 실낱같은 카타르행 희망을 이어갔다. UAE는 아시아 최종예선 두 조 3위끼리 치르는 PO를 치른 뒤 승자가 대륙 간 PO에서 남미 예선 5위 팀과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경쟁을 벌인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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