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수수로 사형 집행유예 선고받은 류롄거 전 중국은행 회장.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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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류롄거(劉連舸·63) 전 중국은행 당위원회 서기 겸 회장에 대해 중국 법원이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산둥성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이같이 선고하고, 정치 권리 종신 박탈과 전 재산 몰수 처분을 내렸다.

사형의 집행유예는 집행을 2년간 유예한 뒤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류 전 회장이 사형을 면할 경우 추가 감형이나 가석방 없이 종신형을 살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2010∼2023년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재직하면서 1억2100만 위안(약 223억원)의 뇌물을 받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33억2000만 위안(약 6386억원)을 대출해 1억9070만 위안(약 367억원) 이상의 원금손실을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뇌물 수수 금액이 많고 범죄의 경위가 심각하며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유죄를 인정했으며 받은 뇌물을 반환하는 등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 사형 집행을 유예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류 전 회장은 지린성 출신으로 인민은행에서 약 20년간 근무했으며 중국 수출입은행 부행장과 행장, 중국은행장을 거쳐 2019년부터 중국은행 이사회 회장 겸 당위원회 서기로 있다가 비리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지난해 3월 낙마했다.

지난달에는 판이페이 전 인민은행 부행장이 700억원대 뇌물을 받고 각종 편의를 봐준 혐의로 사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고위직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퇴출당하는 등 고강도 사정 드라이브가 계속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3월 말 공산당 지도부 회의에서 “부패가 번식할 수 있는 토양과 조건을 단호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밝히며 고강도 반부패 사정 작업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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