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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칼럼] UFC 강경호의 두 가지 약속…"아들아 후회 없이 싸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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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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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4, 부산 팀매드)는 2014년 1월 싱가포르에서 일생일대 고비를 맞았다.

2013년 UFC에 진출했으나 1패 1무효로 승리가 없었다. 벼랑 끝 방출 위기에 몰려 있었다. 옥타곤에서 펼치는 세 번째 경기. 'UFC 파이트 나이트 34'에서 반드시 시미즈 슌이치(37, 일본)를 꺾어야 했다.

긴장했던 탓일까. 사고를 크게 쳤다. 급한 마음에 시미즈의 머리에 반칙 공격인 '수직 엘보'를 찍어 레퍼리에게 2점 감점을 받고 말았다. 판정으로 간다면 이기기 힘든 경기가 돼 버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라운드 톱포지션에서 시미즈에게 암트라이앵글초크를 걸어 탭을 받았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감격적인 옥타곤 첫 승리. 강경호는 UFC에서 살아남았고 8년 4개월이 흐른 지금도 밴텀급에서 경쟁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한 강경호는 9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시미즈가 (경기 못 뛰겠다고) 드러누웠으면 끝나는 것이었다. 고맙게도 계속 싸워 주더라"며 껄껄 웃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 또 싱가포르다. 오는 12일 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FC 275'에서 다나아 바트거러(32, 몽골)와 대결한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번 싱가포르 출전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UFC 계약 마지막 경기다. 결과나 내용이 좋지 않으면 재계약이 힘들어질 수 있다.

기로에 놓인 강경호. 그래도 8년 4개월 전 '어린 강경호'와는 확실히 다르다. 산전수전을 겪은 어른이 돼 있다. 2015년 3월 입대 후 2018년 1월 복귀해 귀도 카네티를 잡았다. 2020년엔 평생의 짝꿍을 만나 결혼했다.

강경호는 "2014년 싱가포르에선 UFC 경력이 짧아서 많이 초조했던 것 같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진인사대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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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승리의 기쁨은 마찬가지로 클 것이다. 강경호는 "성격 자체가 무던하다. 슬픈 일에 너무 슬퍼하지 않고, 기쁜 일에 너무 기뻐하지도 않는다. 감정 기복이 큰 편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에 이기면 마음껏 기쁨을 표현해 보겠다며 '목말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2014년 1월 시미즈를 이긴 후 양성훈 감독을 목말 태우고 케이지 위를 돌았던 추억을 꺼냈다. 더 거구가 된 양성훈 감독을 번쩍 들 수 있다고 했다. "허리는 괜찮다. 그 추억을 되살려 도전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강경호는 두 번째 약속도 했다. 올가을 세상에 나올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를 보여 줄 것을 다짐했다.

"여기서 처음 밝힌다. 아내가 임신 중이다. 아이가 6개월이 됐다. 9월 세상에 나온다"고 밝힌 강경호에게 미래에 태어날 아이에게 메시지를 부탁하자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미스터 퍼펙트'도 어쩔 수 없는 순간.

"약간 울컥해진다. 요즘 여성 호르몬이 많아져서…"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마음을 다잡고 뱃속의 아이에게 "아들아, 아빠 멋지게 싸우고 갈게. 후회 없이 할게"라고 말했다.

8년 4개월 만에 두 번째 싱가포르 출전. 인생 새로운 장이 열리는 아들의 출산을 앞두고 미스터 퍼펙트는 후회 없는 경기를 준비한다. 두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킬 수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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