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중국, 홍콩전의 승리는 그저 과정 중 하나였다.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함께 2022 카타르월드컵에 나서는 일본을 상대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요타시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우승과 실리 모두 일본에 내줬다.

벤투 감독은 일본전에서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권경원(감바 오사카)-박지수(김천 상무) 스리톱을 구성해 수비를 구축했다. 풀백 김진수-김문환(이상 전북 현대)을 윙백으로 올렸다.

이적을 위해 그리스로 떠난 황인범의 공백이 크게 보였다.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주면서 후방 수비와 호흡을 조율하는 것이 황인범의 역할이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김진규(전북 현대)와 함께 권창훈(김천 상무)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배치해 볼 배급을 맡겼다.

하지만, 시종일관 제대로 만든 공격 작업은 없었다. 볼이 3번 이상을 전진하지 못했다. 일본의 압박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스스로 볼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연계플레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특정 선수가 없어도 어떻게든 내용을 만드는 것이 축구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었다. 일본이 한국보다 한 발 더 뛰는 모습이었다. 체력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공중볼 경합이나 공간 싸움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나마 전반은 후방으로 볼을 돌리면서 버텨냈지만, 후반은 그 실체가 실점으로 확실하게 드러났다. 조현우(울산 현대) 골키퍼에서 시작되는 빌드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현우가 볼을 소유하고도 어디로 패스할까 생각하다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일본은 이미 대형을 갖추고 있었다.

4분 쇼마 유지에게 머리로 골을 내준 것은 플랫3 수비 뒷공간 노출과 대인방어의 허술함을 보여줬다. 18분 사사키 쇼에게 허용한 실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27분 마치노에게 실점한 것은 선수들의 수비 호흡 불일치의 절정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어지게 했다. 자신감도 투지도 전술적 움직임 모든 것이 보이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을 더는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벤투호는 완패하는 경기에서 임기응변이나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6월 브라질전 1-5 대패나 지난해 3월 한일전 0-3 패배가 그랬다. 4개월 남은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고민만 얻은 벤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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