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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종목 메달' 韓 피겨, 올 시즌 '역대급 성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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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현실을 볼 때 남녀 싱글 우승보다 한층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던 것은 전 종목 입상이었다.

김연아(32) 이후 남녀 싱글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선전했다. 반면 선수층이 열악한 아이스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에서 국제 대회 메달이 나오기는 매우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한국 아이스댄스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날이 찾아왔다. 임해나(18)-취안예(21, 캐나다) 조는 지난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열린 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기술점수(TES) 54.55점 예술점수(PCS) 44.7점을 합친 총점 99.25점을 받았다.

리듬 댄스 62.71점과 합친 최종 합계 161.96점을 기록한 이들은 147.66점으로 2위에 오른 프랑스의 셀리나 프라드지-장 한스 푸흐노 조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은 지난해 8월 데뷔 시즌인 2021~2022 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아이스댄스 팀으로는 처음으로 ISU 메이저 대회 시상에 섰다. 1년이 흐른 뒤 임해나와 취안예는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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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차영현(19, 고려대)은 196.15점을 받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4위에 올라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올 시즌 마지막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도전한 차영현은 첫 ISU 주니어 그랑프리 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싱글에 출전한 김유재(13, 평촌중)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며 185.67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처음 ISU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김유재는 데뷔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국제무대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는 페어 스케이팅을 제외한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가 열렸다. 임해나-취안예가 금메달을 따냈고 남자 싱글과 여자 싱글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이 나왔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ISU 대회에서 전 종목 입상이라는 성과를 냈다.

임해나-취안예는 이번 대회 아이스댄스 우승 후보였다. 쇼트 댄스와 프리 댄스에서 한층 성장한 기량을 펼쳤던 이들은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해나는 캐나다에서 태어났고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을 가졌다.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 취안예는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현재 이들은 아이스댄스 강국인 캐나다 몬트리올 아이스 아카데미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곳은 아이스댄스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유망주들이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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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아이스 아카데미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테사 버츄-스콧 모이어(이상 캐나다)가 구슬땀을 흘린 곳이다. 또한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이상 프랑스)도 배출했다.

아이스댄스의 메카에서 훈련 중인 임해나와 취안예는 두 번째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에서 우승했다.

임해나와 취안예는 아이스댄스 기대주 가운데 한 팀이지만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2022 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임해나와 취안예는 6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우나-게이지 브라운 남매(이상 미국)는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은메달을 딴 캐나다 팀의 나탈리 달레산드로는 대학 학업을 위해 빙판을 떠났다.

동메달 팀인 캐나다의 나디아 바쉰스카-피러 버몬트는 다음달 21일 아르메니아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5위를 차지한 다리아 그림-미카일 사비트스키 팀은 올 시즌도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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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외 선수층이 탄탄한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유럽에서 급성장한 팀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임해나는 ISU와 인터뷰에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과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 목표"라며 각오를 밝혔다.

임해나와 취안예는 아직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대비하려면 국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ISU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두 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의 국적을 선택해 출전한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두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빙판에 설 수 있다. 임해나와 취안예의 성장을 위해 이 문제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과제로 남았다.

또 아이스댄스는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파트너와의 호흡 문제 및 경기 외적인 요건이 선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최대 수확은 여자 싱글의 김유재였다. 그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유영(18, 수리고)에 이어 두 번째로 공식 국제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 착지에 성공했다.

비록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부족한 경우) 판정이 지적됐지만 큰 실수를 피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쉬운 점은 김유재가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을 한 장만 받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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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김유재는 여자 싱글 7위에 그쳤다. 선발전 1~5위에 오른 선수들이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출전한다.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낸 차영현은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실수 없는 경기에는 실패했다. 그의 개인 최고 점수는 2020년 유스 올림픽에서 기록한 199.12점이다. 차영현은 다음 달 28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개막하는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서 개인 최고 점수 경신 및 200점 돌파에 도전한다.

앞으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는 선발전에서 한층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출전한다. 올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낸 신지아(14, 영동중)는 다음 달 7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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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파견 선발전에서 남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서민규(14, 경신중)는 다음 달 3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개막하는 2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8일 출국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도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남자 싱글 차준환(21, 고려대)과 여자 싱글 유영 김예림(19, 단국대) 이해인(17, 세화여고) 등이 국제 대회에서 선전했다.

이들이 국제무대에서 자리 잡은 가운데 새로운 어린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올 시즌 한국은 주니어와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역대 최다 인원이 출전한다. 한국 선수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만 남자 싱글 5장, 여자 싱글 14장, 6장의 출전권을 배분 받았다.

신구 조화를 이룬 피겨 국가대표는 이제 막 문을 연 2022~2023 시즌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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