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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 골프천국 미국서 K-골프웨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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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휠라서 인수 타이틀리스트

올 9월 로스앤젤레스에 매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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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레지던츠컵에서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선수 4명이 참가해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훈, 김주형, 김시우, 임성재./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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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는 9월 중순을 뜨겁게 달궜던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2022 프레지던츠컵에서 활약하는 김시우와 임성재, 김주형, 이경훈을 보며 환호했다. 승부는 미국에 졌지만, 세계연합팀 12명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선수 4명이 승점 12.5점 가운데 7.5점을 따냈다. ‘코리안 브러더스’가 세계연합팀의 선수 33%, 승점 60%를 책임진 것이다.

스무 살 김주형은 PGA투어로부터 세계연합팀의 ‘활력 책임자(Chief Energy Officer)’란 재치 넘치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0년에야 최경주가 처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 골프의 변방 한국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계 골프의 활력을 책임지는 위치에 올랐다는 게 대단하다는 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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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서울 청담동에 선 타이틀리스트 브랜드 스토어. 미국 매장도 디스플레이와 상품을 한국과 100% 동일하게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아쿠쉬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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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변방에 머무르는 국내 골프 산업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의 불씨가 커졌다. 지난 9월 초 골프용품 업체 타이틀리스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비즈니스를 미국에서 시작했다. 1932년 미국에서 골프공 업체로 탄생한 타이틀리스트의 모기업 아쿠쉬네트는 2011년 한국 자본이 인수해 2016년 휠라홀딩스가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전히 국내 자본이 운용하는 타이틀리스트를 국내 기업으로 볼 것인가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옷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골프공에서 시작한 타이틀리스트가 클럽을 넘어, 골프 어패럴까지 확장한 것은 2013년 한국에서였다. 타이틀리스트가 개척한, 기능과 멋을 강조한 ‘프리미엄 퍼포먼스 골프 어패럴’은 골프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돼 다른 골프용품 업체들까지 뛰어들기 시작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해 청담동 명품거리에 5층 건물 브랜드스토어를 만들어 거점으로 삼았다.

올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6조3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5조7000억원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골프장 보유 비율이 42%로 가장 높은 미국 골프웨어 시장 규모 1조3000억원의 5배에 이른다.

미국 브랜드 스토어는 모든 제품과 디스플레이 등 매장 환경을 100% 한국과 똑같이 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드라마부터 패션, 음식까지 한류가 인기 있다 보니 골프 의류도 한국 스타일이 ‘에지 있다’는 평을 듣는다”는 게 현지 반응이라고 한다.

아쿠쉬네트 코리아 최인용 대표는 2006년 입사해 선수들 뒷바라지하는 리더십팀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 나선 임성재와 김주형이 클럽부터 볼까지 모두 타이틀리스트 후원 선수다. 이경훈도 타이틀리스트 볼을 사용한다. 최 대표는 “한국의 멋과 기능성을 접목해 꽃피운 골프웨어도 결국 최고의 용품을 제공한다는 철학과 뿌리를 같이한다”고 했다.

한국의 골프 산업 역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부가 가치가 높은 옷과 액세서리에서 함께 터지는 것 같아 반갑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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