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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권리와 현실 사이, 강리호가 믿었던 FA C등급의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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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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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좌완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는 2022 시즌 종료 후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다. 2009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뒤 13년 만이었다.

그러나 강리호의 최근 3년간 성적은 81경기 1승 2패 6홀드 58⅓이닝 평균자책점 6.79로 빼어나지 않았다. 2022 시즌 소속팀 롯데는 물론 타 구단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만한 요인이 없었다.

강리호는 이 때문에 2월 5일 현재까지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서 2023 시즌 대비 전력 구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강리호에게는 악재다.

강리호 역시 자신의 최근 성적과 FA 시장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FA C등급'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리호는 지난 3일 저녁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야구선수들 모두 꿈이 있고 나도 FA 잭팟을 꿈꾸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FA만 바라보고 했는데 현실은 최근 3년간 죽을 썼다"면서도 "나는 C등급이어서 보상 선수가 없고 연봉도 낮아서 혹시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으면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강리호는 원 소속구단과 리그 전체 연봉, 나이에 따라 FA 등급이 결정되는 KBO 규정에 따라 C등급으로 분류된다. 타 구단 이적 시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의 보상금만 발생하기 때문에 강리호를 원하는 타 구단의 출혈은 크지 않다.

2020 시즌 종료 후부터 시행된 FA 등급제는 국가대표급 선수들과는 달리 FA 권리 행사가 쉽지 않은 선수들을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보상 규정이 크게 완화됐지만 선수의 현재 기량이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쉽사리 좋은 계약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이 힘겹게 얻어낸 FA 자격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의 커리어가 하향세를 타고 있더라도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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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단들의 시각은 다르다. 실제 A 구단 단장은 2021 시즌 종료 후 "FA C등급 선수들이라고 해서 타 구단 이적이 용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C등급 선수가 FA 시장에 있더라도 실력과 나이가 비슷한 선수가 팀 내 있다고 판단된다면 굳이 외부 영입에 나설 필요가 없다. C등급 선수 중 FA 계약에서 구단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C등급 선수 중 소위 '대박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FA 자격 취득 시즌 자신이 최소 2년 이상은 현재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시장에 줘야 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C등급 선수 중 만족할 만한 계약을 얻어낸 이태양(SSG→한화)의 4년 총액 25억 원, 원종현(NC→키움) 25억 원,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태곤의 4년 총액 18억 원 SSG 잔류, LG 베테랑 투수 김진성의 2년 7억 원 잔류, 오선진(삼성→한화)의 1+1년 4억 원, 한화 장시환 3년 9억 3천만 원 잔류까지 모두 구단별로 배팅할 만한 이유가 명확했다.

강리호가 끝내 소속팀을 찾지 못한다면 FA 시장에 던져지는 메시지도 명확하다. 권리를 포기하리란 쉽지 않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프로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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