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과 아침부터 사우나 이용…함께 일찍 준비해 SK 제압"
프로농구 LG, 94-84로 SK에 10점 차 승리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감독님께서 슛도, 패스도, 수비도 원하시는데 이제야 내 능력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주장 이관희는 자신의 활약 덕에 조상현 감독과 관계가 시즌 초반과 달라졌다며 만족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SK와 맞붙은 LG는 20점을 올린 이관희의 활약으로 94-84로 이겼다.
경기 후 이관희는 취재진과 만나 "예전에는 혼나서 운동하다가 (코트) 밖에 서 있던 적도 있다. 감독님 방에 불려가서 1, 2시간을 대화한 적도 있다"며 "그런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찾아갈 때마다 내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랐다"고 돌아봤다.
이 경기 전 조 감독은 "이관희에게 혹독하게 대한 부분이 있다고 언론에 이야기했는데 잘 따라와 줬다"며 "워낙 독특한 친구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지금 결과는 관희나 고참 선수들이 잘 해줘서 얻은 결과"라고 했다.
직후 치러진 SK전까지 잡은 LG는 최근 8경기에서 7승 1패로 순항하고 있다.
3위 울산 현대모비스(24승 17패)와 격차도 3경기로 벌리며 2위 '굳히기'에도 들어갔다.
이관희는 "그런 과정이 있었지만 내 실력으로 감독님이 나를 다시 찾게끔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자신감이 있었다"며 "시즌이 시작한 후 1라운드가 넘어서야 그 진심이 통했지만 (앞으로) LG에서 생활하는 동안 다른 선수가 부러워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LG 감독 |
실제로 조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취재진에게 이관희의 활약을 칭찬하며 "농담으로 내가 '수비를 더 잘해달라'고 말한다. 이관희가 수비까지 해주면 감독으로서 더할 나위 없겠다"고 했다.
이관희는 "감독님께서 믿고 수비를 맡길 선수가 우리 팀에 윤원상과 나뿐이라 본다"며 "조금 더 다정하게 말씀해주신다면 다음 경기에 참고해서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관희는 SK전에 앞서 조 감독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고도 털어놨다.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연 이관희는 "전날 SK와 같은 호텔을 썼다. 감독님과 나는 오전 8시부터 아침 식사를 함께하고 사우나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SK 선수들은 피곤한지 경기 시간 6시간 전인데 잘 보이지 않더라. 나와 감독님이 일찍 일어나서 준비한 덕에 오늘 이긴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조 감독과 '호흡'을 자랑하는 이관희지만 시즌 순위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최종 성적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조 감독과 달리 이관희는 "감독님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는 있지만 그건 감독님께서 소심한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방심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가 단독 2위 자리를 잡는 데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봤다"며 "나는 벌써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는 자세로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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