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27, 쎈짐·에이앤티매니지먼트)은 상대 선수를 먹잇감으로 비유하곤 한다. 로드 투 UFC(ROAD TO UFC) 8강전 상대 시에빈을 고라니, 준결승전 상대 뤼카이를 양이라고 표현했다. 결승전 상대 이자는 "족제비 수준"이라고 했다.
고라니와 양은 손쉽게 사냥했지만, 족제비는 보통 족제비가 아니었다. 악착같았다. 레슬링 약점을 파고 드는 치밀성이 대단했다. 지난달 5일 로드 투 UFC 결승전에서 이자를 1-2 판정으로 힘겹게 이기고 UFC 5경기 계약을 맺은 이정영은 지난 7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땐 내가 호랑이가 아니었다. 스라소니 정도밖에 안 됐다"고 웃었다.
이정영은 로드 투 UFC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옥타곤으로 향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 보니 세 경기를 거친 게 외려 약이 됐다. "UFC에 '다이렉트로' 가고 싶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바로 갔으면 금방 퇴출됐을 수 있겠구나 싶다. 아직 부족한 상태다. 지금은 많은 걸 깨달았다. 다리만 회복된다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영은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안고 로드 투 UFC 결승전을 치렀다. 킥을 차지 않고 싸운 이유다. "일단 수술은 너무 잘됐다. 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 재활에 집중하면 6개월 뒤 경기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 같다. 다 나은 다음, 1년에 최대한 많은 경기를 가질 생각이다. 재밌는 경기로 많이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계획대로면 이정영은 올해 10~12월 UFC 데뷔전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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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자세는 계속 이어 나간다. "상대를 향한 도발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가 날카롭게 서 있지 못하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성향이다. 맥그리거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페더급 시절 맥그리거는 항상 독기를 갖고 포효하면서 상대를 잡아먹으려고 하지 않았나. 나도 그렇게 해야만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은퇴하기 전까지 아마 상대와 평화는 없을 것이다. 항상 물어뜯을 듯 싸울 거고, 내가 싸움을 걸 것이다. 이기면 당연히 박수를 받겠지만, 지면 대미지는 있겠지. 하지만 선수로서 그 정도 멘탈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정영은 내년 미국 전지훈련을 생각 중이다. 든든한 지원군인 어머니가 미국으로 가라고 하셔서 힘을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미국 가라고 말씀하셨다. 미국 가서 있으라고, 여기 있어선 안 된다고. 좀 놀라웠던 게, 어머니도 미국 따라가면 안 되냐고 하시더라. 우리 어머니가 내 뒷바라지를 해 주시려고 해서 감사했다. 올해는 안 되더라도 내년에 어머니를 모시고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정영은 이자를 이기고 해설 위원 마이클 비스핑과 옥타곤 인터뷰에서 "댄 이게, 일리아 토푸리아, 맥스 할로웨이,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차례로 잡는 것이 계획"이라고 영어로 말했다.
물론 바로는 힘들다. 이정영은 "앞으로 영어 인터뷰는 안 하려고 한다"고 웃더니 "2연승 정도 확실하게 하고 그 선수들을 잡으러 가겠다. (그때 영어 인터뷰를)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 그런데 그게 내게 자극이 됐다.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더 뛰어난 선수들과 훈련하기 위해 미국에 갈 것이고 노력할 것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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