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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가 고생 많았죠"…'학폭 무죄' 직후, 두산은 왜 1.2억원 안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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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공덕동, 김민경 기자] "(이)영하가 고생 많았죠."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31일 우완 투수 이영하(26)가 학교폭력 혐의를 벗자마자 올 시즌 연봉 계약 소식을 알렸다. 두산은 이영하의 지난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4000만원 삭감된 1억2000만원을 안겼다.

금액은 일찍이 구단과 선수 측이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뒤 다른 선수들과 동일하게 구단과 연봉 협상을 진행했다. 철저히 지난 시즌 성적을 기반으로 산정한 고과를 바탕으로 구단과 이영하 측이 협상한 금액이 1억2000만원이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재판 문제로 이탈하기 전까지 21경기, 6승8패, 98⅔이닝,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다만 구단은 이영하가 학교폭력 관련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마운드 등판이 어려운 상황이라 도장을 찍는 시점만 선고기일 이후로 미뤄뒀다. 이영하는 지금까지 미계약 보류선수 신분으로 있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1년 후배 A씨와 9개월 가까이 법정 싸움을 펼친 끝에 무죄를 입증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지난달 31일 선린인터넷고 시절 A씨를 특수 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영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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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영하의 모든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이지 않고, 야구부 부원들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공소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커리어를 이어 갈 기회를 다시 얻었다. 구단은 이영하와 연봉 계약을 비롯해 다음 달 1일부터 차질 없이 마운드로 복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영하는 구단 훈련 참가는 물론이고, 1군과 2군 경기에 모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이승엽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현재 이영하의 몸 상태와 구위, 실전 감각 등을 골고루 확인한 뒤 1군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하려 한다.

두산 관계자는 "(이)영하가 고생이 많았다. 오늘(지난달 31일) 계약을 해서 선수 등록을 하는데, 공시는 내일(1일) 될 것이다. 내일부터는 1, 2군 경기에 다 뛸 수 있는 자격을 일단 갖춰 놓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이다. 내일 경기(퓨처스리그)도 본인은 나갈 수 있는 준비는 다 됐다고 한다. 2군 경기 결과나 몸 상태 등을 보고 감독님과 코치진이 1군 등록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하는 그동안 미계약 보류선수 신분이라 지난해 연봉 1억6000만원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받고 있었다. 구단은 올해 새로 계약한 연봉 1억2000만원에서 이영하가 2월부터 5월까지 받지 못한 금액을 소급해 지급해야 하는데, 5월까지 지급한 금액(지난해 연봉의 25%)의 차액을 계산해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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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이영하가 사실상 처음 학교폭력 논란이 터졌던 2021년 3월부터 무고한 혐의로 시간을 허비한 만큼 곧장 마운드로 돌아와 만회할 기회를 제공했다. 다시 능력을 증명하는 건 이제 이영하의 몫이다.

이영하는 "끝까지 믿어주신 팀 형들과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사실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보게 되는데, 그런 편견 없이 나를 믿어줘서 나로선 마음이 힘이 되는 점이 있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단장님과 사장님도 믿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영하는 2016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통산 187경기, 46승35패, 7세이브, 4홀드, 631이닝,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풀타임 선발투수 첫해인 2019년 무려 17승(4패)을 수확하며 차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2020년부터 하향세를 보이며 선발과 불펜을 계속 오가야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복귀하면 일단 불펜으로 활용하면서 쓰임새를 지켜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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