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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 리' 케빈 리, 비틀비틀 갈지자(之) 행보…UFC 복귀전 55초 만에 초크 걸려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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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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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우리나라 격투기 팬들은 케빈 리(30, 미국)를 '흥국 리'라고 부른다.

'흥국 리'는 2018년 4월 에드손 바르보자의 기습 뒤후리기를 맞고 호랑나비춤을 추듯 비틀거린 후 붙은 애칭이다.

호랑나비춤은 1989년 가수 김흥국이 히트곡 '호랑나비'를 부르면서 쓰러질 듯 말 듯 휘청거리며 췄던 코믹 춤을 말한다.

호랑나비춤을 추듯, '흥국 리'의 갈지자(之)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2021년 8월 다니엘 로드리게스에게 판정패하고 방출됐다가 1년 11개월 만에 복귀한 옥타곤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1분도 버티지 못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온 ESPN 48에서 리나트 파헤트디노프(31, 러시아)에게 경기 시작 55초 만에 길로틴초크에 걸렸다. 탭도 치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리는 2017년 10월 UFC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던, 잘나가던 파이터였다. 2014년 UFC와 계약하고 '모타운 천재(The Motown Phenom)'라는 별명답게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9승 2패(1패→4승→1패→5승) 전적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퍼거슨에게 트라이앵글초크에 잡혀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친 뒤,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바르보자에게 TKO로 이겼으나, 이후 2패→1승→2패를 기록했다.

라이트급에서 뛰긴 상대적으로 큰 몸집 때문에 계체도 두 번이나 실패했다.

UFC와 재계약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지난해 3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운영하는 단체 이글FC에서 슈퍼라이트급(165파운드)으로 디에고 산체스에게 판정승하고 올해 UFC로 돌아왔다.

복귀한 리는 칼을 갈았다. 라이트급에서 감량하다가 컨디션이 떨어지는 걸 막으려고 이번엔 아예 웰터급에서 새 출발하기로 했다.

"다른 버전의 날 보게 될 것이다.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빠른 버전으로 돌아왔다. 지난 3년 동안 어두운 그늘에 있었다. 이제 환한 빛의 세계로 나올 때"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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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랜만에 오른 옥타곤. 반응 속도가 예전 같지 않았다. 게다가 웰터급치곤 키가 작은 편이라 타격 거리에서 불리했다.

리는 파헤트디노프의 빠르고 힘이 실린 잽을 몇 차례 허용했고, 이어진 스트레이트에 쓰러지고 말았다. 충격을 벗어나려고 태클을 시도했으나 외려 독이 됐다. 파헤트디노프에게 길로틴초크를 내줬고 결국 정신을 잃었다.

리는 충격에 빠졌다. 27경기(19승 8패) 동안 네 번의 서브미션 패배가 있긴 했어도, 기절을 해서 끝나 버리는 테크니컬 서브미션 패배는 처음이었다.

언제쯤 호랑나비춤을 멈추고 자신의 원하는 연승 궤도에 들어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 라이트급으로 내려가기도, 웰터급에 남아 있기도 애매하다.

리는 또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반면 파헤트디노프는 UFC 3연승을 포함해 20연승을 달리면서 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총 전적 22승 2패로, 웰터급에서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옥타곤에서 첫 피니시 승리를 보여 준 파헤트디노프는 "내가 계획한 경기였다. 러시아에서는 행동으로 보여 주기 전에 말을 먼저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잠자코 있었다. 내가 계획한 대로 끝났다. 사람들이 내 경기가 지루하다고 말하던데, 이번에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UFC 웰터급은 강자들로 우글거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4위 함자트 치마예프, 6위 샤브캇 라흐모노프, 13위 이안 마차도 개리, 14위 잭 델라 마달레나, 15위 미첼 페레이라 등이 새 시대를 열 젊은 강자들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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