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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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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 웃더라"…국대 에이스 귀환 직감했다, 그것도 김광현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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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직구가 진짜 좋아서 '오늘 네 직구 믿고 사인 많이 낼게' 하니까 씩 웃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포수 안승한(31)은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선발투수 곽빈(24)의 호투를 직감했다. 불펜에서 공을 받는데, 평소보다 더 구위가 좋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곽빈은 8이닝 102구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인생투를 펼치며 10-1 승리를 이끌었다. 8이닝은 곽빈 개인 최다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지난 4월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기록한 7⅓이닝이었다.

곽빈은 생애 첫 10승 고지를 밟으며 왜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론되는지 증명했다. 곽빈은 다음 달 열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문동주(한화 이글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한국 마운드를 이끌 예정이다. 후반기 초반 5경기에서 1승4패, 29이닝, 평균자책점 4.97로 고전하며 잠시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곽빈은 이날 호투로 기우라는 것을 증명했다.

10승은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기준이 되는 수치다. 두산은 지난 5년 동안 1차지명 투수들을 에이스로 꾸준히 키워왔다. 2016년 1차지명 이영하가 데뷔 3년째인 2019년 17승을 거두며 먼저 잠재력을 터트렸고, 2017년 1차지명 최원준은 2020년 10승, 2021년 12승을 거두며 믿고 보는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위 활약을 발판 삼아 태극마크도 달았다. 이영하는 2019년 WBSC 프리미어12, 최원준은 2020 도쿄올림픽에 선발돼 한국을 대표해 공을 던졌다.

2018년 1차지명 출신인 곽빈은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3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데뷔 6년째인 올해 처음 10승을 달성하며 이영하와 최원준의 배턴을 이어 받았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 구위가 밀리지 않는다"는 호평을 들으며 지난 3월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선발됐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올해만 2차례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

곽빈은 "9승하고 몇 경기 치르면서 '1경기 뒤에는 승리가 나오겠지' 하다가 나 혼자서 흔들렸다. (최)원준이 형이 하다 보면 (10승이) 나온다고 해서 마음 편한 상태로 던진 것 같다. 완봉 욕심은 있었는데, 다음 경기도 있고 8회에 위기가 와서 그때부터는 완봉 욕심 없이 타자만 보고 던진 것 같다"고 덤덤하게 10승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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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상대 선발투수가 한국 최고 좌완 김광현(34)이라 더 의미 있었다. 곽빈이 아홉수를 넘기려면 타선이 김광현을 두들겨 줘야 했는데, 무려 7점을 지원하며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김광현은 4이닝 61구 9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져 패전을 떠안았다.

곽빈은 "대한민국 최고 왼손투수 선배와 맞붙어 영광이었다. 이겨서 한 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워낙 형들 타격감이 좋아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안승한은 이날 곽빈의 공에 엄지를 들었다. 곽빈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49㎞로 형성됐다. 직구(45개)에 슬라이더(26개), 커브(18개), 체인지업(13개) 등을 골고루 활용했다. 102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6개에 이를 정도로 후반기 들어 가장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안승한은 "(곽)빈이 공이 정말 좋았다. 본인도 10승 의지가 있었는지 몰라도 공이 정말 좋았다. 리드하는 대로 정말 잘 던져줘서 나도 기쁘고 좋다. 빈이랑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는데, 작년에 몇 경기 함께한 경험이 있었다. 빈이가 직구가 진짜 좋다. 네 직구 믿고 사인 많이 낼 테니까 그렇게 하자고 했더니 씩 웃더라. 1회 시작하자마자 빈이 공이 정말 좋아서 오늘(25일) 충분히 10승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10승을 축하하고, 10승에 만족하지 말고 20승 하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곽빈은 그런 안승한에게 "작년에도 몇 번 호흡을 맞춰봤지만, (안)승한이 형은 공격적인 투구를 원한다. 나도 공격적인 것을 원해서 잘 맞고 편하다. 커브를 많이 쓰고 싶었고, 승한이 형이 내가 커브를 던져야 구위가 사는 것을 알아서 커브를 던지게 한 것 같다. 승한이 형은 자신감을 주는 포수다. 안타를 맞으면 내가 자책하는 것보다 승한이 형이 더 자책해서 내가 더 열심히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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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0승6패, 102이닝,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후반기 들어 흔들리던 멘탈도 10승 달성과 함께 잘 부여잡았다.

곽빈은 "내가 후반기에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기 들어 흔들리니까 '왜 안 되지' 생각을 많이 했다. 투수코치님께서 폼과 구위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해주셨고, 이영수 코치님께서 멘탈적으로 많이 이야기해주셔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니 잘됐다. 후반기 들어와서 평균자책점 2점대로 던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내가 언제부터 2점대 투수였다. 3점대로 가더라도 이닝을 길게 던지자는 생각뿐"이라며 남은 시즌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1승씩 차곡차곡 쌓아 나갈 뜻을 내비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곽빈의 데뷔 첫 10승을 축하한다. 최근 승리가 없어 부담이 컸을 텐데,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 곽빈이 8회까지 책임진 덕분에 주중 3연전에서 많이 던진 불펜 투수들도 아낄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빈은 10승 투수에 국가대표까지 성장한 지금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그는 "첫 10승도 좋은데, 야구 할 날이 많이 남았다. 적당한 나이에 (10승을) 한 것 같다. 솔직히 23살까지 1군에 있을 줄도 몰랐다. 프로의 벽이 워낙 높아서"라고 답하며 웃었다.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는 "지금 이렇게 던져도 에이스는 (박)세웅이 형이나 (문)동주다. 둘을 믿고 있다. 이미 동주한테 네가 해야 한다고 다 말해놨다. 당연히 나도 잘해야 하는데, 같이 으쌰으쌰 해서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시환이가 해줄 것"이라고 답하며 동료들을 믿고 다녀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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