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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22년간 지역에 뿌리를 내린 프로농구 최고인기구단도 결국 버티지 못했다. 프로농구의 냉정한 현실이다.
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2001년 대전 현대를 인수하며 전주에 정착한 KCC는 22년 만에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예고된 비극이었다. 전주시의 자충수가 프로농구 최고인기구단을 내쫓은 격이 됐다. KCC는 전국구 인기구단이지만 전주시에게 홀대를 받았다. 1973년 건설된 전주실내체육관은 프로농구 홈구장 중 두 번째로 오래된 낙후된 시설이다. 전주시와 전북대가 2025년 전주실내체육관 철거를 결정하며 집을 잃은 KCC는 하루아침에 내쫓길 위기에 처했다.
2015년 KCC가 연고지 수원 이전을 검토하자 전주시에서 신축구장 건축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않았다. 전주시는 연고지도 없는 프로야구 2군 훈련장을 먼저 짓는 등 프로농구단을 홀대했다.
2023년 KCC가 연고지 이전을 결심하자 전주시는 뒤늦게 전주실내체육관의 철거를 2026년까지 늦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돌아선 구단의 마음을 잡기는 이미 늦었다. 결국 KCC는 2021년 KT가 수원으로 떠나 주인이 없는 부산에 입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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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이상민 시절부터 명실상부 프로농구 최고인기구단이다. 하승진, 전태풍, 강병현 등 최고인기스타를 보유하며 대전 현대시절 포함 정규시즌 5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5회를 달성한 명문구단이다.
최근에도 KCC는 이대성, 라건아 빅트레이드, 이승현, 허웅, 최준용 FA 영입으로 우승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전주시의 행정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결국 22년간 뿌리를 내린 전국구 인기구단 KCC도 버티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겼다.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전북지역의 농구팬들이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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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부산으로 이전하며 프로농구는 수도권 5팀(서울 2팀, 안양, 수원, 고양), 경상권 4팀(대구, 부산, 울산, 창원), 강원권 1팀(원주)으로 지역균형이 깨졌다. 충청도와 전라도, 대전광역시, 광주광역시에 걸쳐 연고팀이 한 팀도 남지 않게 됐다.
최근 프로농구는 잦은 연고이동 및 재창단으로 골수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2021년 KT는 부산을 떠나 수원으로 옮겼다. 지난 시즌 고양에서 해체된 오리온은 데이원으로 재창단됐지만 임금체불 문제 끝에 겨우 소노로 인수 돼 해체위기를 넘겼다.
인천 전자랜드도 2021년 19년간 지속된 인천시대에 막을 내렸다. 한국가스공사가 구단을 인수해 2021년 대구에서 재창단했다. 프로농구가 버린 연고지 인천은 ‘김연경 파워’를 앞세운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들어가 최고흥행구단으로 자리를 굳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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