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 ‘페이커’ 이상혁(가운데)이 29일 아시안게임 우승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위에 올라서 있다. 왼쪽부터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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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화제성과 인기도에서 전 종목을 통틀어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의 불편한 시선이 여전하다. 가뿐 숨소리와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이 흔히 떠올리는 ‘스포츠’의 이미지. 그런 점에서 e스포츠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다.

30일 항저우 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합동 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다. ‘e스포츠는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여론이 있다’는 말에 ‘페이커’ 이상혁이 마이크를 들었다. LoL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선수 G.O.A.T(Greatest of All Time)로 꼽히는 선수다.

이상혁은 “보통 스포츠라고 하면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기존 관념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의 말대로다. LoL을 비롯한 여러 e스포츠 종목도 다른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실력을 올리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쟁 과정 또한 더없이 치열하다. 많은 팬들이 LoL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은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과 준결승에서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쳤다. 당장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중국에 결승에서 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 결승 대만전 역시 마냥 쉽지는 않았다. 대만 대표팀은 한 수 아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세계 최강’ 한국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 초반에는 한국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이상혁은 LoL의 매력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LoL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스포츠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부모님 세대분들은 스타크래프트 정도만 아시는 경우가 많은데, 자녀분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함께 보시는 것도 큰 기쁨이 될 것”이라면서 “저희 할머니도 LoL을 지켜보신다. 어느 정도 가볍게만 아시고 나면 재미있게 볼 수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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