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고양을 찾은 5581명(매진)의 팬들을 기쁘게 했고 22년 만에 연장 혈전(?)을 치르는 등 뜨거운 모습도 보였다.
올스타전 MVP는 자밀 워니의 차지였다. 그는 총 투표수 86표 중 무려 53표를 획득, 별 중의 별이 됐다. 첫 올스타전에서 첫 MVP. 심지어 리벤슨(62점)에 이은 최다득점(51점) 2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준용은 ‘절친’ 워니가 올스타전 MVP에 선정되자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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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최준용도 워니와 함께 펄펄 날았다. 그는 19점 13리바운드 14어시스트 3스틸 3블록슛을 기록, KBL 올스타전 역사상 통산 2호이자 첫 국내선수 트리플더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최준용은 워니를 적극적으로 살리며 어시스트를 쓸어 담았다. 2022-23시즌까지 환상의 듀오로 활약했던 시절을 보는 듯했다. 오랜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그들의 모습은 이번 올스타전의 하이라이트였다.
최준용은 올스타전 후 인터뷰에서 “이번 올스타전은 무조건 워니가 MVP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준용은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그는 “워니가 KBL에 온 후 최고의 외국선수로서 상도 많이 받았지만 올스타전은 처음이다. 솔직히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 발언했다.
실제로 워니는 2회 연속 외국선수 MVP에 선정된 현시대 최고의 외국선수다. 조니 맥도웰만이 보유한 3회 연속 외국선수 MVP에 도전 중이며 역대 최다 외국선수 MVP 타이 기록(3회)의 남자이기도 하다.
다만 올스타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워니는 2019-20시즌부터 KBL에 있었지만 올스타전 시기만 되면 보이지 않았다. 매해 워니가 올스타전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새롭게 느껴질 정도로 그의 빈자리는 컸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던 올해의 올스타전이다.
최준용은 “올스타를 선발하는 건 100% 팬 투표로 진행된다고 알고 있다. 장점일 수 있지만 단점도 많다고 본다. 올스타전이라는 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농구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재밌고 또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자리다. 이제는 농구적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 올스타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최준용이 말했듯 KBL은 올스타 선발 방식을 100% 팬 투표로 진행하고 있다. 야구, 배구와 같이 올스타전 경기력 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없다. 올스타전은 곧 팬들을 위한 자리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발 방식이다. 다만 올스타전도 결국 농구다. 농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 올스타전은 얻어갈 것을 찾기 힘들었다.
최준용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몇 안 되는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인 올스타였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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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3쿼터 중반부터 뜨거워지면서 진짜 볼거리를 제공했다. 최준용, 워니를 필두로 한 공아지가 승리를 위해 치고 나가자 허웅, 디드릭 로슨을 앞세운 크블몽이 맞받아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22년 만에 연장까지 치렀다. 이 과정에선 화려한 플레이들이 이어지며 ‘진짜 올스타전’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3쿼터 중반까지 오기 전에는 선수들의 에어볼, 패스 미스가 이어졌다. 환호가 터져나와야 하는 올스타전에서 1쿼터부터 3쿼터 중반까지는 침묵의 시간이 짧지 않았다. 그 결과 2017-18시즌(113점)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전반 득점(114점)을 기록하기도 했다(물론 후반과 연장부터 달리기 시작해 263점, 역대 최다 득점 7위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는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화려한 드리블, 덩크, 앨리웁 플레이, 더불어 스타 플레이어들의 진지한 쇼다운 등 정규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퍼포먼스를 기대했다면 적어도 올해만큼은 부족함이 많았다.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플레이, 이를 실행해줄 선수들이 코트에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했다. 물론 팬 투표를 통해 밀린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 그렇기에 최준용은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최준용은 “올스타전인 만큼 팬들의 투표는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구를 보여주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배스나 라건아와 같은 선수들이 선발되지 않은 건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특히 배스는 최고 아닌가. 이런 선수들이 올스타전에는 가만히 앉아만 있는다”고 아쉬워했다.
최준용이 언급한 배스는 덩크 콘테스트 결선에서 360도 회전 비트윈 더 렉을 성공시키는 등 대단한 퍼포먼스를 펼쳐 덩크왕이 됐다. KBL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장면이었다.
최준용은 이어 “올스타전 선수 선발 방식이 팬 투표로만 진행된다면 당연히 국내선수들이 많은 표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쉽다. 조금 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은 바람이 있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NBA는 2016-17시즌 올스타전부터 올스타 선발 방식을 팬 투표 100%에서 50%로 줄이고 선수와 기자단이 25%씩 투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조국 조지아 팬들의 몰표로 이전 방식이었다면 올스타가 됐을 자자 파출리아가 선수 및 기자단 투표에서 밀려 탈락하기도 했다.
올스타전을 마음껏 즐긴 최준용. 그는 KBL의 올스타 선발 방식에 대해서 꼬집었다. 사진(고양 경기)=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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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경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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