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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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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은 이제 더 보여줄 게 없다고? 지켜봐, ‘명품’이 어떻게 또 진화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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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명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품질은 물론 스토리가 쌓이며 진화하고 갈수록 더 가치가 깊어진다. 김광현(36SSG)이라는 명품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이름, 똑같은 배번이지만 매년 업그레이드를 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라는 지위를 놓지 않고 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려운 법인데 김광현은 부단한 자기 개발로 아직 그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대폭의 업그레이드, 소폭의 업그레이드가 매년 이어진 덕이다. 가장 큰 업그레이드는 경력에서 대략 두 번이 있었다. 경력 초창기,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리그에 선보이며 지배적인 투수로 성장했다. 그렇게 7년 이상 리그를 호령했다. 경쟁자들이 그 기술을 따라오자 김광현은 다른 방법을 찾았다. 제구력을 가다듬음과 동시에 커브와 체인지업이라는 변화구들을 발전시키며 또 진화했다. 이 진화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끌었고, 30대 중반에도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사실 이제 뭔가를 더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 나이일 수 있다. 이제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다. 젊었을 때의 몸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 김광현은 “힘은 있는데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느낌이 조금씩 사라진다”고 했다. 부상을 더 많이 의식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도 더 진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던질 수 있는 변화구는 다 던지고 있다. 종합하면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지금의 것을 유지하기도 바쁜 나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김광현과, 2024년 김광현은 조금 다를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고한다.

    김광현은 “크게 보면 업그레이드가 두 번 정도인데, 나름대로 자그마한 것까지 합치면 10번은 넘는 것 같다”면서 “미국 갔다 와서 2년 동안 변한 것은 없었다. 이제는 다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무엇을 할까 많이 고민을 했다”고 했다. 그런 김광현은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일단 좀 무서워지고 싶다. 타자들이 김광현이라는 투수를 조금 더 무서워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타자들이 볼 때 내 공이 더 불편해야 한다. 집중해서 바꾸려고 노력을 한다”고 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마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두려운 투수였다. 배터박스에 들어가는 타자들이 ‘칠 수 있을까’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갔다. 어쩌면 실력과 명성이 만든 특혜였다. 그러나 이제 KBO리그 대다수 타자들은 김광현을 예전처럼 겁내지 않는다. 더 자신 있게 타격에 임하고 실투를 놓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났다. 김광현도 이를 몸소 느끼고 있다. 지금 나이에 공이 더 빨라지기도 힘들고, 뭔가 새로운 무기를 더 만들기도 쉽지 않다. 폼을 바꿀 수도 없다. 그렇다면 포인트는 패턴과 성향의 변화다. 김광현은 힘들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김광현은 “공격적이라는 단어를 해석해야 한다. 꼭 몸쪽에 붙인다고 공격적인 피칭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깥쪽도 초구나 2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공격적인 투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면서 “그런데 그러다보니 타자들이 편하게 타석에 들어서더라.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코스도 다양하게 가져가고, 템포도 다르게 가져가려고 노력한다”고 주안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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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최근 몇 년의 김광현보다는 더 저돌적인 김광현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불펜 피칭에서도 타자를 세워두고 몸쪽과 바깥쪽을 오가는 투구 패턴에 골몰하고 있다. 템포도 빨라졌다 느려졌다 했다. 타자를 압박한다는 느낌은 물론, 타자들이 일정한 리듬과 노림수를 가지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었다. 한 차례 몸에 맞는 공 사건이 있었던 이후 생긴 트라우마 탓에 지난해에는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하지 못했다는 게 김광현의 솔직한 고백이지만, 올해는 트라우마를 씻고 되도록 많은 비중을 가져가 볼 생각이다.

    스스로부터 기질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김광현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지난 20년의 투구 성격을 상당 부분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바꾸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게 바뀔지, 안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대만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또한 안 아파야 재작년에 했던 성적을 또 낼 수 있다. 지금 상태는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나은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가 새로운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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