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프로야구와 KBO

KBO 골든글러브 전달받은 MVP… 트라웃까지 삼진으로 잡았다, 감격의 MLB 복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며 KBO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는 KBO리그에서의 인연을 1년으로 정리했다. NC에서 원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페디의 향상된 구위를 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줄을 섰다. 그렇게 자신의 재기 발판을 만들어 준 KBO리그와 작별하고 올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페디는 지난해 NC에 입단해 30경기에서 180⅓이닝을 소화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의 역사적인 성적을 거두고 리그를 평정했다. 워싱턴 시절 구단의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이자, 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페디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인지는 입단 당시부터 화제였는데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은 대성공을 거둔것이다. 페디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페디는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MVP 시상식에는 참가했다. 직접 트로피를 받았고, 아버지까지 모시고 와 그 특별한 순간을 만끽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다. 수상이 확정되면 영상 정도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페디는 조시 린드블럼처럼 직접 MVP 시상식에 참가해 KBO리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며 박수를 받았다.

다만 12월에 열린 골드글러브 시상식까지 참가하기는 어려웠고, NC는 대리 수상을 해 일단 페디의 골든글러브를 보관했다. 택배를 통해 바로 보내지 않고 만나서 직접 주기로 했다. 어차피 NC는 1차 전지훈련을 미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스프링트레이닝 훈련 시설이 있는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까지는 차로 2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라 그렇게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연습경기가 잡혀 있어 만남이 가능할 것으로 여겼다. 직접 주는 게 더 나은 방법이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그랬다.

NC 다이노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카멜백랜치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연습경기를 치러 드디어 페디를 만날 기회를 얻었다. NC는 LG 트윈스와 두 차례 연습경기와 청백전으로는 실전 기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오키나와가 아닌 애리조나에 남은 팀들의 고민인데 NC도 현지에서 추가로 경기를 섭외했다. 프로 팀이든 대학 팀이든 일단 경기만 되면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화이트삭스가 응하면서 NC와 '페디 시리즈'가 이뤄졌다.

4일 시범경기 등판이 예정되어 있는 페디는 이 경기에 등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NC 동료들을 보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경기장에 찾아와 NC 선수들을 만났고, 동료들과 모처럼 만나 밝은 분위기를 이어 갔다. NC 구단에 따르면 페디는 애리조나 투손에서 피닉스로 건너온 NC 선수단을 직접 마중 나와 한 명씩 인사를 나누며 반가워했다. 페디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자, NC에서의 생활을 얼마나 행복하게 느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페디는 이날 NC 국제업무팀으로부터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수령했다. 구단은 한국에서 공수한 2023 KBO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트로피를 주인인 페디에게 전달했다. 페디는 NC 구단을 통해 “이 상은 나에게 큰 의미 있는 상이다. 트로피를 직접 보니 다시 한번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고 감격스러워하면서 “이렇게 큰 상을 직접 미국까지 가지고 온 국제업무팀 박찬훈 팀장 및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많은 한국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 보이겠다. 큰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게 웃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는 NC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1-0으로 이겼다. 물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페디의 조언을 받고 성장한 선발 신민혁의 투구는 인상이 깊었다. 신민혁은 지난해 페디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고, 페디 또한 이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즐거워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민혁은 이날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신민혁은 “페디가 오늘 경기 잘 던졌다고 칭찬해줬다. 기분 좋게 귀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렇게 NC 동료들을 모처럼 보며 에너지를 찾은 페디는 4일 자신의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하며 정규시즌 개막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페디는 자신의 루틴대로 차분하게 몸을 만들었고,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2이닝을 던졌다. 페디는 올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는 선수로 팀의 관리 속에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팀의 3~4선발 정도 대우를 받고 있다.

페디는 4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맞으며 다소 고전했으나 삼진 3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펼친 끝에 1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마쳤다. 첫 등판인 만큼 경기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이 보장된 선수라 경기 결과보다는 자기 페이스를 점검하는 게 더 중요한 하루였다.

페디는 1회말 다소 고전했다. 선두 애런 힉스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놀란 샤누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실점한 것이다. 다만 페이스를 끌어올린 페디는 더 이상 실점하지는 않았다. 무사 1루에서 에인절스의 3번 타자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한 게 컸다. 페디는 1사 1루에서 앤서니 렌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으나 타일러 워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브랜든 드루리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삼진의 힘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페디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

2회에는 위기는 있었으나 실점은 없었다. 선두 로건 오하피를 3루수 땅볼로 잡은 것에 이어 잭 마리스닉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안정된 땅볼 유도 능력을 바탕으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손쉽게 잡아냈다. 2사 후 잭 네토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애런 힉스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힉스가 발로 2루까지 훔치며 안타 하나면 2점을 내줄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페디는 놀란 샤누엘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리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페디의 이날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현지 언론도 경기 후 페디가 트라웃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등 2이닝 동안 3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에 대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페디는 향후 정해진 일정대로 등판해 서서히 투구 수와 이닝을 끌어올리며 정규시즌에 대비할 전망이다. 페디는 2017년 워싱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시즌 동안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나갔으며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 중이다. 가장 직전 시즌인 2022년에는 27경기에서 127이닝을 던지며 6승13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었다. KBO리그를 거친 페디가 얼마나 달려졌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