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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베테랑 좌완 류현진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한화는 국내 선발투수층이 너무도 얇은 팀이었다. 지난해 100이닝을 넘긴 국내 투수는 신인왕 문동주(118⅔이닝)가 유일했고, 장민재가 57이닝으로 뒤를 따랐다. 올겨울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와 재계약을 추진하고, 문동주까지 3자리를 확정했으나 남은 2자리에 들어갈 후보를 고민했을 때 상위권 도약이 가능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고민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달 중순, 한화는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면서 막힌 혈을 단번에 뚫었다.
류현진은 한 시즌 200이닝도 책임질 수 있었던 괴물이다. 나이 30대 후반이 된 지금도 건강하면 160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무엇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을 보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류현진은 빅리그 통산 186경기에서 78승48패, 1055⅓이닝,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한화는 KBO 역대 최고 대우를 안긴 류현진을 당연히 1선발로 확정했다. 페냐-산체스-문동주까지 4자리가 탄탄해지면서 5선발 한 자리만 고민해도 되는 행복한 상황에 놓였다.
최 감독은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5선발 후보로 김민우, 황준서, 이태양, 김기중 등 4명을 언급했다. 시범경기 초반까지는 4명 모두 충분히 이닝과 투구수를 늘릴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1명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스윙맨으로 뛸 수 있도록 계획했다.
최 감독은 "이제 (선발) 4명은 이야기했고, 한 자리를 (김)민우랑 황준서, 이태양, 김기중까지도 일단 준비를 한다. 투구수를 조금 늘려놓고 불펜에 가는 것은 괜찮으니까. 일단 보고 이제 다음 주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까지 페이스로는 김민우가 현재 가장 앞선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던 만큼, 지난 1월 미국에 개인 훈련까지 다녀오며 절치부심한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김민우는 지난 7일 대전에서 치른 청백전 0-1로 뒤진 4회초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31구 무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평균 구속은 144㎞로 형성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31구 가운데 직구가 24구였고, 변화구는 10㎞대 커브(3구)와 130㎞대 슬라이더(2구)와 포크볼(2구)을 조금씩 섞어서 타이밍을 뺏는 정도로만 사용했다.
선발 경험으로는 김민우가 후보 4명 가운데 가장 풍부하기도 하다. 김민우는 2021년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을 정도로 급성장했고, 그해 29경기, 14승10패, 155⅓이닝,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2011년 류현진(11승7패) 이후 10년 만에 나온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한화 국내 선발투수였다. 그해 여름에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인정받았던 선수다.
최 감독은 김민우의 청백전 투구를 지켜본 직후 "김민우는 선발 경험이 있고, 지난해에만 어깨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못 던졌지 그전에는 2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던진 선수다. 회복해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김민우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황준서도 좋은 선수지만, 김민우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또 다르다. 긴장도와 타자, 스트라이크존도 다 다르다"며 당장 컨디션은 황준서보다 앞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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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현재는 김민우가 좋으면 민우를 써야 한다. 민우가 안 좋으면 이제 그 세 명 중에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민우가 좋다"며 큰 이상이 없는 한 개막 선발 로테이션 5선발은 김민우로 갈 뜻을 내비쳤다.
한화는 이날 정은원(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하주석(유격수)-이재원(포수)-이진영(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산체스다.
최 감독은 이날 투수 운용 계획과 관련해 "오늘(9일) 산체스는 4이닝 정도 던지려 하고 있다. 투구 수에 따라서 이닝은 조금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 다음 투수로는 (이)태양이를 한 3이닝 정도 던지게 하려 한다. 어찌됐거나 이제 태양이나 (김)기중이가 선발 후보로도 있고, 또 만약에 불펜으로 간다고 해도 우리가 스윙맨으로 쓰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 3이닝 정도는 던질 준비를 하고 들어가야 선발이 안 됐을 때도 그렇게 쓸 수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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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범경기 체크 포인트와 관련해 "우선 5선발을 찾아야 하고, 마무리투수도 이제 정해야 한다. 시범경기 중간 정도에는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5선발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과 마무리 보직을 정하는 것을 10경기 동안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5선발은 이호성과 좌완 이승현 2명으로 많이 압축이 된 상태다. 시범경기를 통해서 이호성과 이승현이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하는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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