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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1군, 황준서는 2군 왜? KBO 개막 엔트리 발표, 신인상 레이스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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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KBO리그가 3월 2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오프시즌 각 구단의 움직임 결과 올해 전력이 더 평준화됐다는 평가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막 엔트리에는 각 구단들의 고민이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오랜 기간 KBO리그를 지킨 익숙한 선수들도 있는 반면, 새 얼굴들도 제법 승선해 엔트리의 보는 맛이 있다.

KBO는 22일 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열었고, 23일부터 144경기 정규시즌 대장정에 돌입했다. 올 시즌 개막전은 잠실(한화-LG), 인천(롯데-SSG), 수원(삼성-kt), 광주(키움-KIA), 창원(두산-NC)에서 각각 열린다. 이미 23일 개막전은 5개 구장이 일찌감치 매진되는 등 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집중되고 있다. 구단들은 22일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23일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선수들을 제출했고, 23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이번 개막 엔트리에서 화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신인 선수들이다. 겨우내 많은 신인 선수들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팀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 제법 많았던 가운데 총 13명의 신인 선수들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개막 엔트리에는 각 팀들이 선발 투수는 3~4명만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더 정확한 윤곽은 다음 주중 드러날 예정이지만, 일단 이 바늘구멍을 뚫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1군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신인 선수는 정지헌 김현종(이상 LG 트윈스), 원상현(kt 위즈), 박지환(SSG 랜더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황영묵(한화 이글스), 김연주 김윤하 손현기 전준표 고영우 이재상(이상 키움 히어로즈)까지 총 13명이다. 키움은 일찌감치 신인 선수들의 대거 승선과 테스트를 예고했던 상황인데 이번 개막 엔트리에 무려 6명의 신인 선수를 포함해 팀 리빌딩 기조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인 김택연이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김택연은 고교 시절부터 뛰어난 구위를 보유한 선수로 스카우트들이 군침을 흘렸던 선수다.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두산 관계자들은 물론 KBO리그 구단, 일본 구단, 미국 구단까지 모두 놀라게 하며 주가가 치솟았다.

김택연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스프링캠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스타 선수들이 많은 두산에서도 가장 많이 이름이 언급됐던 선수가 바로 김택연이었을 정도다. 호주 시드니 캠프부터 강력한 구위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은 김택연은 무난하게 2차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미야자키 캠프에서 일본 구단들을 상대로 대활약하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보다도 더 좋은 구위와 경쟁력이었다.

김택연은 지난 2월 27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 경기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4로 맞선 9회 등판해 1사 1,3루 끝내기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삼진 2개를 잡으면서 위기에서 탈출하며 인플레이타구를 많이 허용하면 안 되는 마무리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가장 이름이 크게 알려진 것은 지난 3월 3일 일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 경기였다. 김택연은 1-3으로 뒤진 4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5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1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일본도 놀라게 했다. 이날 소프트뱅크는 1군 정예 타자들이었다. 소프트뱅크 4번 타자인 야마카와 호타카가 경기 후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인가?"라고 매우 놀라워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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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세 번의 등판에서도 3이닝 동안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활약을 펼친 김택연은 최근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참가할 팀 코리아 명단에 합류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택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범경기 2-4로 뒤진 6회 구원 등판해 상대한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는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김택연은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이상 시즌을 다수 보유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그리고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제임스 아웃맨이라는 다저스의 주전 선수들을 상대로 거침없는 승부를 벌여 관계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조차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6회에 등판한 투수(김택연)가 기억에 남는다. 아웃맨이 말하기를 '공이 엄청났고 91마일이었지만 마치 95~96마일(153~154km)처럼 보였다'고 하더라. 정말 뛰어난 어깨를 가진 선수라고 말하고 싶다”고 놀라워했다.

이보다 더 완벽한 신인 스프링캠프가 없었던 김택연은 올해 두산 불펜에서 중요한 몫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일단 마무리로는 지난해 마무리였던 정철원을 재신임한 상황이다. 김택연은 7~8회 앞서고 있는 상황이나 지고 있더라도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에서 등판할 전망이다. 앞으로 계속된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두산과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반대로 1순위 지명자인 좌완 황준서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단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좌완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은 황준서 또한 김택연 못지않은 호평을 모았다. 좌완으로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데다 결정구인 스플리터는 당장 1군에서도 통한다는 호평을 모았다. 한화도 황준서를 1차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지속적으로 테스트했다.

하지만 황준서가 못했다기보다는 한화의 마운드가 갑자기 강해진 까닭에 선배들에 밀려 개막 엔트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류현진의 복귀가 컸다. 당초 한화는 두 외국인 선수(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 그리고 문동주까지 세 명의 선발은 확정이었다. 이후 두 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붙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초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리던 류현진이 전격 컴백하면서 한 자리가 더 채워졌고, 남은 한 자리는 시범경기까지 페이스가 좋았던 김민우에게 돌아갔다. 황준서를 불펜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일단 한화는 황준서를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황준서로서는 다소 불운한 첫 출발이었던 셈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아깝다는 반응으로 향후 황준서의 1군 정착을 놓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 감독은 19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황준서에 대해 “구단과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불펜으로 바로 쓸지,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조금 하다가 와서 불펜으로 쓸지, 선발에 구멍이 났을 때만 선발로 쓸지 구단 생각도 들어봐야 한다. 처음부터 선발로 쓰면 괜찮은데, 김민우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준서는 잘 던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고, 김민우는 잘 던졌던 경력이 있는 거니까. 그러면 김민우를 먼저 쓰는 게 맞다”면서 “아쉽다. 아깝다. 이제 길게 봐야한다. 전체 1순위인데, 우리가 어찌 됐거나 황준서를 선택한 것은 좌완 선발로 즉시 전력도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뽑은 것”이라면서 잠재력은 의심하지 않았다. 시작만 2군일 뿐 차분하게 정비한다면 언제든지 신인상 레이스에 들어올 수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편 황준서 김택연에 이은 전체 3순위 지명자인 전미르(롯데)도 선배들을 제치고 개막 엔트리 한 자리를 손에 넣었다. 투타 겸업 가능성으로 화제를 모았던 전미르는 일단 투수에만 집중한다. 전체 7순위 지명자인 원상현(kt)도 주목할 만한 선수다. 시범경기에서 시속 150㎞의 강력한 구위와 수준 높은 커브를 던지며 5선발 한 자리를 따냈다. 고졸 신인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영광을 안으며 신인상에 당당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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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LG는 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외야수 김현종, 그리고 투수 정지헌을 엔트리에 넣었다. 김현종은 LG의 숨막히는 외야 경쟁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1군 캠프에 가지도 못했던 야수 최대어이자 야수 1번 지명자인 박지환(SSG)은 2군 캠프부터 가능성을 보여주며 승격 코스를 밟더니 끝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영예를 안았다. SSG 구단 역사상 고졸 신인 야수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2001년 정상호, 2004년 임훈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박지환은 “올 시즌 야수 1라운더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시즌 전 훈련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첫 번째 목적(개막 엔트리 합류)은 달성했지만, 앞으로 정규시즌에서는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은 1라운드 지명자인 전준표(LG로부터 지명권 양수) 김윤하는 물론, 2라운더 이재상(KIA로부터 지명권 양수) 손현기, 3라운더 김연주, 4라운더 고영우까지 총 6명의 신인들이 대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4라운더 황영묵이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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