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의 이정현은 자타공인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다. 올 시즌 국내선수 중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선수는 없으며 외국선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이정현은 42경기 출전 평균 36분 24초 동안 22.6점 3.3리바운드 6.5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 중이다. 전체 득점 5위(국내 1위), 어시스트 2위, 스틸 1위.
KBL No.1 플레이어 ‘작정현’ 이정현은 정말 정규리그 MVP가 될 수 없을까.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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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외국선수들이 지배한 라운드 MVP, 이정현은 5라운드 MVP에 선정되며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최고 자리에 섰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6라운드에서도 큰 부진이나 부상이 없다면 MVP가 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대단한 일이다. 그동안 라운드 MVP는 외국선수보다 국내선수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외국선수들의 지배력이 대단했고 이로 인해 국내선수들은 전처럼 라운드 MVP라는 영광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흐름을 깬 것이 이정현이었다. 그가 아닌 다른 국내선수 중 라운드 MVP에 선정될 선수는 올 시즌 그 누구도 없었다. 독보적이었고 지배력이 대단했다.
아쉬운 건 팀 성적이다. 소노는 ‘데이원 사태’ 이후 구단 인수 과정에서 FA 영입 기회를 놓쳤고 외국선수 영입도 어려웠다. 애써 모셔온 외국선수들은 기본 중의 기본인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기량 미달로 퇴출된 외국선수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KBL 최고 슈터 전성현의 허리 부상이 겹쳤다. 국내선수들은 다른 구단들에 비해 늦은 시기 오프 시즌을 시작했고 그 여파는 결국 올 시즌 내내 악영향을 끼쳤다.
이 과정에서 이정현은 ‘소년가장’으로서 소노를 이끌었고 외국선수 이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탈꼴찌를 이끌었다. 외로운 에이스들에게 항상 붙는 스탯만 챙긴다는 악평도 이번만큼은 논리와 근거가 없다. KBL 역사상 이정현만큼 기회를 얻어 이정현만큼 기록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은 모두 MVP였다.
다만 정규리그 MVP 레이스에서 독보적이어야 할 이정현은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다. 바로 팀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올 시즌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는 걸 부정할 수 없지만 팀을 봄 농구로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도 피하기 힘들다.
이선 알바노는 국내선수 아닌 ‘국내선수 MVP’에 도전한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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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는 원주 DB의 이선 알바노와 강상재다. 두 선수는 4년 만에 DB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냈다.
알바노는 52경기 출전, 평균 31분 35초 동안 15.6점 3.0리바운드 6.6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 DB의 앞선을 진두지휘했다. 강상재는 50경기 출전, 32분 57초 동안 14.0점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로 정상급 3번으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알바노와 강상재 중 누가 MVP에 선정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가치 있는 시즌을 보냈다. DB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에 빠진 상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알바노와 강상재 모두 라운드 MVP가 없다는 것이다. 월간 MVP에서 라운드 MVP로 바뀐 2015-16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라운드 MVP가 없는 MVP는 없었다. 최소한 한 번의 라운드는 지배한 선수가 시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알바노와 강상재의 6라운드 MVP 가능성이 없는 현시점에서 두 선수 중 한 명은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반면 이정현이 5, 6라운드 MVP가 되더라도 최종 MVP가 되지 못한다면 2017-18시즌 오세근 이후 6년 만에 같은 사례가 된다. 당시 오세근은 1, 3라운드 MVP에 선정됐지만 최종 MVP는 DB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두경민이었다. 물론 두경민은 4라운드 MVP에 오른 바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재밌는 이야기가 쓰일 MVP 경쟁이다. 알바노가 MVP가 된다면 KBL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내선수가 아닌 ‘국내선수 MVP’가 된다. 강상재는 라운드 MVP가 없는 첫 MVP, 이정현은 2008-09시즌 주희정(현 고려대 감독) 이후 2번째로 플레이오프 탈락 팀에서 나오는 MVP가 된다.
강상재는 커리어 첫 MVP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이제는 코앞에 두고 있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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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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