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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생애 첫 4강 진출의 기쁨을 동료를 향한 주먹질로 표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스날과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겼던 바이에른 뮌헨은 홈에서 승리하면서 1, 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4강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마지막 남은 대회인 UCL에서 생존하며 트로피 희망을 이어나갔다.
유럽 정상에 올랐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의 준결승 진출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우승 이후로는 UCL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랜만에 4강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분데스리가 12연패에 실패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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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해리 케인, 라파엘 게레이로,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 콘라드 라이머, 레온 고레츠카, 누사이르 마즈라위, 에릭 다이어, 마타이스 더 리흐트, 조슈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골키퍼)를 선발로 내보냈다.
아스날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조르지뉴, 마르틴 외데가르드, 토미야스 다케히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 데이비드 라야(골키퍼)를 먼저 그라운드로 출격시켰다.
치열한 승부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무리했다. 전반 3분 케인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옆으로 벗어났고, 전반 22분 마즈라위의 슈팅도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을 외면했다. 양 팀 모두 전반전은 조심스러운 탐색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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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이 후반 들어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골대가 도와주지 않았다.후반 1분 고레츠카가 우측에서 요주아 키미히가 올려준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이어진 라파엘 게헤이루의 왼발 슈팅도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두드리던 바이에른 뮌헨이 기어코 아스날 골문을 열었다. 후반 18분 게헤이루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키미히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남은 시간을 잘 버티면서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선수들은 일제히 세레머니를 펼쳤고, 토마스 투헬 감독도 벤치를 박차고 나와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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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역시 후반 31분 교체 투입돼 팀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평소처럼 센터백으로 나서지 않고, 마즈라위 대신 왼쪽 수비수로 뛰며 추가시간 제외 약 14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볼 터치 21회, 패스 성공률 73%(11/15), 롱패스 성공 1회(1/2),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1회, 공중볼 경합 성공 1회(1/1) 등을 기록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에너지가 많았던 만큼 상대 박스 근처까지 압박을 펼치기도 했고, 적극적인 수비로 한 발 빠르게 공을 끊어내기도 했다.
대체로 단단한 모습이었지만,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김민재는 후반 추가시간 4분 박스 근처 위험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아스날이 빠르게 프리킥을 전개하며 허를 찔렀지만, 수비에 막힌 게 다행인 장면이었다. 종료 직전 가슴을 쓸어내렸던 김민재와 바이에른 뮌헨이다.
독일 'RAN'은 김민재에게 평점 3점을 줬다. 매체는 "김민재는 마즈라위 대신 들어와 수비를 안정시켰다. 주로 왼쪽 수비에 집중하면서 부카요 사카를 상대로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았다"라고 칭찬했다. 아스날 에이스인 사카를 잘 틀어막았다는 평가다.
김민재는 이번 승리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UCL 준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지난 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UCL에 출전했지만, 8강에서 AC 밀란에 패하며 짐을 쌌다.
또 다른 코리안리거 이강인 역시 파리 생제르맹(PSG) 유니폼을 입고 4강에 진출했다. PSG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UCL 8강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승자가 됐다.
둘은 나란히 준결승에 오르며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의 계보를 잇게 됐다. 서로 다른 두 팀에 소속된 한국 선수가 동시에 준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PSV 에인트호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지성과 이영표가 2004-2005시즌 함께 4강 무대를 누빈 적은 있었다.
한국 선수가 UCL 4강에 진출한 것 자체가 지난 2018-2019시즌 손흥민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시티, 아약스를 차례로 물리치고 구단 역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리버풀에 무릎 꿇으며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한편 김민재는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는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제자리에서 점프하며 축제를 즐겼다. 특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라이머의 가슴팍을 때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민재는 최근 벤치로 밀려나면서 숱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날만큼은 그저 행복한 얼굴이었다.
이제 김민재는 이강인과 나란히 UCL 결승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중에선 박지성과 손흥민밖에 밟아본 적 없는 꿈의 무대다.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도 4강에서 승리한다면 2018-2019시즌 손흥민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게 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 PSG는 도르트문트를 상대한다. 결승행을 앞두고 넘어야 하는 마지막 고비다. 한국 선수 두 명이 UCL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 꿈 같은 일이 이뤄질 수도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이강인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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