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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김연경 은퇴 후 힘든 시간 보냈지만…오고 싶은 대표팀 만들겠다” 준비된 남자 모랄레스의 도전, 韓 여자배구 부활을 꿈꾼다 [MK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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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싶은 대표팀을 만들겠다.”

2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 3층 대회의실에서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 기자회견이 열렸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의 뒤를 이어 여자배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는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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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송파)=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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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배구협회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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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세터 포지션을 소화한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 스페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사이프러스, 러시아, 레바논, 그리스 등 여러 나라에서 뛰었다.

은퇴 후 푸에르토리코리그 여자 팀 코치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감독과 미국 에반스빌 대학 여자배구 감독직을 겸직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 여자대표팀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직후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을 세계랭킹을 16위로 끌어올리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서는 4승 3패를 기록하며 선전하였다.

한국 여자배구는 위기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두 대회 연속 전패와 함께 27연패 수렁이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17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역시 40위까지 처진 상황.

그런 상황에서 모랄레스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모랄레스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가 과거 좋은 성적을 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하 모랄레스 감독과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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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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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임 소감을 전한다면.

영광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배구협회에 감사하다. 한국 배구가 세계 배구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고 있다. 과거 좋은 성적을 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지원을 하게 된 이유는.

한국 여자배구의 역사와 문화 때문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 메달을 딴 이력이 있고, 최근에도 올림픽 4강에 두 번이나 갔다. 부활에 일조하고 싶다.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Q. 한국 배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 가지의 문제는 아니다. 전술적, 전략적으로 보완해야 될 점이 있다. 지난 4월 15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향상되는 부분을 확인했다. 계속해서 훈련에 매진할 것이다. 또 구단과 좋은 관계 형성 및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서로 상부상조한다면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표팀은 VNL 등 여러 국제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구단 및 리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선수들이 대표팀에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Q. 첫 소집부터 선수들의 부상으로 머리가 아팠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진천선수촌 입촌 후에 선수들의 몸 상태, 컨디션을 확인했다.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경기에 출전할 몸이 아니었다. 이후 면담을 통해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이번 여름이 아니더라도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다음에 올 수 있을 것이라 격려했다. 현재 16명의 선수들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선수들도 나중에 함께 훈련에 올 수 있도록, 동기부여성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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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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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기 내에 목표는.

세계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봤을 때 더 나은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 등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며, 선수들이 오고 싶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

Q. 세자르 체제에서는 리시브가 됐을 때 미들블로커 속공을 활용해 득점을 했다. 이제는 낮고 빠른 윙 공격을 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떤 배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국제 대회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이 가용되어야 한다. 한 팀에서 40점 이상을 늘 할 수 없다. 득점 분포를 고르게 가져가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또 키가 크지 않다. 낮고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블로킹이 자리를 잡기 전에 공격을 해야 한다. 현대 배구는 미들블로커, 양 공격수, 파이프 공격까지 모두가 공격할 준비를 해야 한다.

Q.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아베크롬비와 V-리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지.

아베크롬비 이전에 달리 산타나도 한국에서 뛰었다. 나 역시 오랜 시간 전부터 V-리그를 봤다. 아베크롬비는 V-리그에서 뛰어 행복했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두 가지를 말했다. 첫째는 V-리그는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했으며, 두 번째는 훈련 강도나 훈련량, 배구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나 역시 기대감을 가지고 대표팀에 왔다. 나라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다.

Q. 눈에 띄는 선수가 있는지.

한선수만 뽑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최고참 선수인 박정아(페퍼저축은행), 표승주(정관장)를 이야기하고 싶다.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고참의 도움이 없다면 리빌딩은 어렵다. 코트 위에서도 도와줄 수도 있지만, 밖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본다. 또 김다인, 이다현, 정지윤(이상 현대건설)은 현대건설에서 통합우승을 하고 대표팀에 왔다. 좋은 기운을 훈련장에 가져와주고,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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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송파)=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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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훈련을 해보니 어떤 선수가 괜찮아 보였는지.

푸에르토리코와 비교를 했을 때 환경이 다르다. 진천선수촌 환경이 너무나도 좋다. 또 선수들의 기본기가 뛰어나다. 팀워크도 괜찮다. 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고, 개인기도 뛰어나니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 팀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는데, 뛰어난 기본기 덕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본다.

Q. 팀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의사소통과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좋은 연습을 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빠졌지만, 그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오고 싶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

Q. 구단과 어떻게 소통을 할 것인지.

구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의사소통이 잘 이뤄져야 한다. 내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정관장의 인도네시아 친선 경기 차출 요청이 있었다. 이 요청을 시작으로 각 팀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구단과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를 이해하고 있다. 다음주 금요일(5월 3일)에 각 구단 감독, 코치들이 대표팀 훈련에 참석하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빠르게 친해지겠다. 서로 윈윈하면서 협업하는 관계를 만든다면 수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Q. 김연경, 양효진 은퇴 이후 세대교체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김연경을 비롯한 황금세대가 떠나고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세대교체는 적응과 과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2년 동안 과도기를 거쳤다.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서 과도기를 잘 버티고 세대교체를 본격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감독을 맡을 때에도 세대교체를 준비했다. 아베크롬비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없이 경기를 할 때도 있었다. 개인이 아닌 팀적으로 팀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Q.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동안 지도 경력을 돌아봤을 때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한 것도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시작됐다.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또 대표팀 감독직에는 부담감이 있기 마련이다. 푸에르토리코에 있을 때도 세대교체란 막중한 임무가 있었다. 이 직업이 가진 순기능이다. 도전으로 받아들이겠다. 내가 더 나아진다면 팀도 더 나아질 것이다.

송파(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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