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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권수연의 사각지대] '들쑥' 연봉 '날쑥' 홍보...팀리그의 숙제는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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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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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은 갈 길이 한참 멀었을까.

프로당구협회 PBA는 오는 6월부터 여섯번째 시즌에 접어든다. 긴 역사는 분명 아니다. 그렇기에 자잘한 변화 시도가 많았다. 매해 경기 룰이 바뀌고, 예상 밖의 논란을 겪으며 없던 룰이 생기기도 했다.

PBA는 당초 파격적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당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 기존 골프 대회를 후원하던 기업들이 모여 어느정도 일반 프로스포츠와 비슷한 프레임으로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 투어를 베이스로 깔고, 타 스포츠와 비슷한 형태의 팀 대항전인 팀리그까지 창설했다. 팀리그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5시즌 차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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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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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프로당구의 팀제 시스템은 타 프로스포츠 구단과는 결이 약간 다르다. 각 구단은 선수 홍보 및 관리 등을 개별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단순 스폰서 개념에 가깝다. 시합때는 현장에 구단 관계자들이 동행하기도 하나 선수 관리의 대부분은 PBA의 운영 주체인 와우 매니지먼트에서 도맡고있다.

짧은 기간동안 팀리그는 조금씩 변화를 겪었다.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크라운해태를 제외하면 원년의 흔적은 거의 없다. 20-21시즌 블루원리조트,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크라운해태, 신한금융투자, TS JDX 6개 팀으로 출범한 PBA팀리그는 24-25시즌 기준 9개 팀(에스와이, 휴온스, 하이원리조트, 크라운해태, NH농협카드,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우리금융캐피탈, 하나카드)까지 늘어났다.

특히 블루원리조트의 색을 이을 신생 우리금융캐피탈에 눈이 모인다. 구단 관계자는 MHN스포츠에 "우리금융그룹의 프로스포츠 구단 중 하나인 프로당구단으로서 구성원과 소통을 통해 '우리'라는 원팀을 만들고자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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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테이블 전경ⓒ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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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근본적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컬러의 팀이 생겨도 결국은 전년과 대동소이하다.

일부 선수들은 연봉 시스템 변화와 더불어 더 넓은 풀의 경쟁, 실력을 몸값으로 이어주는 체제 아래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올리고 싶어한다.

팀리그 연봉 역시 구단에서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닌, 모인 자금을 협회에서 관리하며 선수들에게 각자 배분하는 시스템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전년 시즌 아무리 성적을 잘 낸 선수여도 직접 구단과 따로 협상 테이블을 펴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연봉 협상에는 우승 여부가 가장 큰 포인트가 된다. 꾸준히 8강 이내에 들었지만 우승이 없던 A, B선수는 연봉이 동결되거나 오히려 더 떨어졌고, 징검다리 우승 한두 차례 후 계속 하위권 성적을 기록한 기복있는 C선수가 연봉이 오른 사례도 있다. 프로당구의 연봉은 철저히 비밀옵션이므로 선수들이 쉬이 밝히기 어려우며 구단마다 조건도 모두 다르다. 더러는 우승이 아닌 스타성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한다. 수 개월에 걸친 MHN스포츠 취재 결과 크게 주목받으며 입성한 신인급 어린 선수와 원년 시즌부터 활약한 리그 간판급 베테랑 주전의 연봉 차가 1천만원 차이가 채 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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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레펀스-강동궁,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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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 이충복-이미래-응우옌프엉린,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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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추가 취재 결과 6~7명 가량으로 이뤄진 팀리그 선수들은 주마다 100만원 안팎의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개인이 아니라 팀 단위로 받는 금액이다. 해당 자금을 팀마다 선수 한 명이 모두 관리한다. 이 활동자금으로 각 팀원들의 일주일 간 식사 비용과 연습구장 비용을 모두 지출해야한다. 사실상 한 명당 하루에 2만원 가량의 돈으로 한 끼 식비와 연습장 비용까지 해결해야 하는 식이다. 초과 지출은 사비를 털어야한다.

그 외 대회 숙식비용과 항공 등 교통비는 모두 자비에서 각출하는 방식이다. 지방대회라면 시합이 끝나도 여유있게 머무르다 가기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 개인 투어에만 나서는 선수들은 4강 이상 올라가지 못하면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요소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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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 세미 사이그너,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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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선수의 경우는 팀리그에 한번 지명받으면 거부할 수 없다. 때문에 PBA에 계속 나서려면 10개월 이상의 국내 장기 거주를 감내해야 한다. 기혼 선수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시즌이 길고 스케줄이 주 단위로 매우 빡빡해 고향으로 한번 돌아가는 것도 어렵다. 또한 한국에 머물며 발생하는 주거 등의 전반적인 비용은 일부 후원도 있으나 대부분 자비 지출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리그를 아예 포기하고 돌아가는 일도 발생한다. 구단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리그인만큼 팀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해외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일부 복지 조건 등의 상향은 또 다른 문제다.

반짝 화제성을 품은 선수 위주의 홍보도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리그 성장에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팀리그는 출범 후 얼마간은 실력 대비 스타성이 출중한 선수를 선발해 홍보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해당 멤버가 팀원들과 실력 격차가 크게 날 시 벤치 멤버나 백업 멤버로 전락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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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김가영ⓒ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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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롱 피아비ⓒ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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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스템이 없었던 아마추어에서 PBA로 전향한 선수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선수들은 입을 모아 "프로로의 전향은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밝혀왔다. 특히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안정적인 팀리그로의 입성은 국내외 선수 모두의 최종 목표나 마찬가지다.

해외로 한번 돌아갔다가 PBA 복귀를 신청해도 팀리그에 지명받지 못하면 그대로 진입을 포기하고 다음 시즌을 노리는 외인 선수들도 더러 있다.

이 가운데서도 좀 더 체계적인 팀 시스템 확립과 더불어 리그 자체의 경쟁력 상승, 프로스포츠답게 실력 위주의 발전을 지향하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수풀이 작은 PBA 특성상 역사 깊은 타 프로스포츠와 같은 시스템 정리를 단번에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장기적인 발전에 대한 청사진 및 투명하고 공정한 선수 제도 확립에 대한 가시적인 변화는 확실히 필요해보인다.

한편 PBA는 오는 5월 14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4-25시즌 팀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사진= MHN스포츠 DB,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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