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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SW포커스] 휘청이는 마운드, 쫓아오는 난적… ‘선두’ KIA 찾아온 본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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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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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한다.

프로야구 KIA는 시즌 초반부터 주장이자 타선의 핵심인 나성범부터 황대인, 박찬호, 이의리, 임기영 등 중요 자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풍부한 뎁스를 바탕으로 공백을 메우면서 유력한 대권 후보임을 증명했다. 여러 팀이 얽히고설킨 중상위권 혼전 양상에도 흔들림 없이 1위를 유지했다. 산뜻한 순항의 연속, 호랑이들을 붙잡는 위기는 이제 없을 것만 같았다.

◆이탈, 또 이탈

악재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역시 부상이 말썽이다. 이번에는 시즌 운용의 핵심인 선발 로테이션에 빨간불이 들어와버렸다. 앞서 견뎌냈던 이탈보다 시즌 설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기다. KIA 이범호 신임 감독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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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 크로우가 피칭을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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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차게 영입한 윌 크로우가 시작이었다. 지난달 8일 대구 원정 불펜 피칭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국내 검진 결과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이 확인됐다. 주치의로부터 재검진을 받고자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진단은 같았다. 재활까지 최소 1년이 소요될 수술에 들어가면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크로우는 3년 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풀타임 선발 경력을 자랑하는 등 유력한 외인 에이스 후보였다. 실제로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3.57(40⅓이닝 16자책점)의 준수한 피칭을 펼쳐왔지만, 유일한 리스크가 화근이 됐다. 빅리그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지난 시즌에도 어깨 부상에 고전했던 그는 선발 전환과 함께 늘어난 체력 소모를 버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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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정재훈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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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소식이 얹어졌다. 2021년 데뷔해 36년 만에 타이거즈 출신 신인왕에 올랐던 좌완 이의리의 시즌 아웃이다. 4월10일 광주 LG전(1⅓이닝 3실점)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던 그는 왼 팔꿈치 근육 염좌 진단과 함께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치료와 재활을 거쳐 지난달 29일 창원 NC전 3이닝 3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돌아왔다는 점에 의의를 둘 때,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결국 KIA는 2일 “이의리가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주사 치료로 시즌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상의 끝에 결국 수술을 택했다. 1년 넘는 공백이 불가피하다. KIA는 그렇게 선발 마운드에서 2명의 주전을 순식간에 잃고 말았다.

◆서늘한 목덜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위 LG의 추격이 매섭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LG는 3∼4월 5할대 승률을 유지하며 기회를 노리더니, 전력이 안정화된 5월에만 16승9패로 치고 올라왔다. 최근 10경기 무려 9승1패다. KIA와 LG의 게임 차는 이제 1.5경기에 불과하다.

뿌리칠 힘이 절실하다. 일단 빠른 수습에 나섰다. 크로우 자리에는 임시 외인 좌완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크로우 정도의 빅리그 커리어는 없다. 올해도 트리플A 성적은 9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6.88(34이닝 26자책점)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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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 크로우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된 캠 알드레드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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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출난 장점에 기대를 건다. 191㎝의 고신장과 크로스 스트라이드에서 비롯되는 디셉션(투구 감춤 동작)이 매력적인 투수다. 31일 입국한 그는 취업 비자 이슈가 해결되는 대로 실전에 나설 예정이다.

훌륭한 대체선발 우완 황동하도 키를 쥐었다. 프로 3년 차인 그는 지난달 18일 NC전(5이닝 2실점)에서 데뷔 첫 승, 30일 NC전(6이닝 2실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2승까지 따냈다. 최근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책임지는 중이다.

부상에 신음하다 돌아온 임기영에게도 선발 중책이 주어진다. 지난 시즌은 불펜에서만 뛰었지만, 애초에 선발과 구원을 오갈 수 있는 유형의 투수다. KIA의 ‘V11’이 빚어진 2017년에도 5선발로서 8승6패, 평균자책점 3.65(118⅓이닝 48자책점)로 우승에 큰 보탬이 됐다. 이들의 어깨에 KIA의 1위 수성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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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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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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