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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호국 보훈의 달, 전쟁터와 그라운드에서 빛났던 영웅들을 기리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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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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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류를 파멸로 일으키는 가장 끔찍한 인재(人災)다.

인류의 역사가 전쟁과 함께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됐다. 한반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인류가 정착한 이래로 크고 작은 전쟁들이 많았지만, 가장 큰 피해가 오간 것은 단연 6.25 전쟁이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은 7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휴전 상태다. 그래서 매년 6월은 이 날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호국 보훈의 달'로 정하고, 전투복 모양의 유니폼을 착용하거나 참전 용사들을 시구자로 내정하는 등 프로구단에서도 이를 잊지 않기 위한 자체 행사를 많이 시행하고 있다.

사실 참전용사는 야구팬들 가까이에도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이 사람도 한국에 왔었다고?'라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그러했다. 1953년 2월, 대위 계급장을 달고 한국 땅을 밟은 윌리엄스는 평양 남쪽 북한군 막사와 보급대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포함하여 39번의 전투비행 업무를 완벽하게 이행했다. 굳이 참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예비군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부름에 윌리엄스는 기꺼이 응했고, 한국전 휴전이 선언되자마자 바로 그라운드에 복귀하여 37경기 13홈런, 타율 0.407를 기록했다.

LA 다저스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존경받는 돈 뉴컴도 한국전 참전 용사였다. 신인왕과 사이영상, MVP를 모두 받았던 그는 10년간 149승 90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1952년부터 한국전 참전으로 2년간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1956년에 단일 시즌 27승을 기록하는 등 왕년의 영웅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인연 탓인지 유독 한국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박찬호를 포함하여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 유독 애정을 가졌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전쟁 영웅은 2019년 별세하기 전까지 영원한 다저스맨이기도 했다.

캡틴이라는 별명을 지닌 양키스의 제리 콜맨과 명예의 전당 투수 화이티 포드, 그리고 지난 주 별세한 윌리 메이스도 한국전에서 전투 지원 업무를 수행했고, 어니 뱅크스 역시 한국전 당시 징집되어 독일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행크 애런과 함께 국내에 내방하여 MBC청룡, 삼성 라이온즈와 친선전을 펼치기도 했다.

2차 대전 당시 전미 대륙에는 "독일에 '하일 히틀러'라는 구호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플레이 볼'이 있다."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였다. 당시 메이저리거들은 한국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에 응하여 참전이라는 형태로 그 사랑에 보답을 했고, 복무에서 돌아온 그들에게 팬들은 진심 어린 경의를 표했다.

2차 대전 시작과 함께 약 400여 명의 메이저리거와 3,000여 명의 마이너리거들이 징집이나 자원입대 등을 통하여 입대를 했고, 그 중 35명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그리고 2명의 메이저리그 선수가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매이저리그 선수 외에도 국내 야구 1세대라 할 수 있는 원로들도 전쟁에 참가했다. 이용일 前 KBO 총재 대행을 비롯하여 故 황우겸 前 KBS 아나운서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싸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지 않을까 싶다.

사진=보스턴 레드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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